정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기존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지로 확정된 성산지역 일부 주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전격 수용한다고 5일 밝혔다.
지역주민들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수행한 예비타당성 조사와 관련해 정석비행장 안개일수 오류, 오름 훼손 등을 이유로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요구하고 있다. 또 타당성 재조사를 우선 실시하고 기본계획 용역발주 여부를 결정할 것, 이 과정에서 도민 참가를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국토부는 타당성 재조사를 전격 수용하고 타당성 재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동시에 용역을
발주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내놨다.
구본환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사전타당성 용역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행했다고 판단되나 입지 선정기준에 따른 최적입지 선정 등 중간 과정은 철저한 보안 속에서 진행돼 지역주민들이 결과에 관해 제기한 여러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타당성 재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동시에 진행해 2~3개월이 걸리는 행정절차 소요에 따른 사업 차질 우려를 해소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특히 타당성 재조사 예산이 없어서 원칙적으로 2019년 예산에 편성해야 하고 그러면 시간이 과다하게 지연되는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타당성 재조사도 절차적 투명성 확보를 위해 국토부와 지역주민이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쟁점검토, 연구과정 모니터링, 공개토론회를 실시하는 등 주민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기로 했다.
구본환 실장은 "큰틀에서 반대주민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며 "추진과정에서 주민들과 의견조율을 거쳐 전국민의 입장에서 관련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토부는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기본계획수립 과정에서 반영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타당성 재조사를 통한 공항 건설사업의 전면재검토를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 마찰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은 2015년 11월 발표됐으며 지난해 KDI가 수행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올해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4조870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사업이다. 완공되면 연 2500만 명 수용이 가능하다.
국토부는 2025년이면 제주공항의 여객수요가 3940만 명이 예상돼 현 수용능력 2600만 명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신규 공항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