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여러 통설 가운데 ‘개장일 효과’라는 것이 있다. 새해 첫날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 그해 주가도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올해 첫 거래일 코스피지수가 상승 마감하면서 한 해 전체 증시도 오름세를 나타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9% 오른 2469.49포인트에 거래를 마치며 올해 흐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전 사례를 보면 새해 개장일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 연간 주가도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2017년까지 개장일 지수 등락률과 연간 등락률 방향성은 총 17번 가운데 12번이 일치했다. 약 70%의 확률로 ‘개장일 효과’가 적중한 것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개장일 코스피지수가 각각 3.24%, 1.21% 오른 2001년과 2003년에는 연말 지수도 전년 종가 대비 각각 37.47%, 29.19% 상승했다. 또 2004년 코스피지수는 첫 거래일에 1.30% 올랐고 연간 기준으로 10.5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2006년과 2007년에도 역시 개장일에 각각 0.72%, 0.06% 올랐고, 그해 말에 3.99%, 32.25% 오름세로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변동성이 컸던 2008년과 2009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첫 거래일 2.30% 하락했던 2008년 주가지수는 연말에 전년 대비 40.73% 급락했다. 2009년에는 첫날 2.93% 상승한 뒤 연간 49.65% 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지속됐다.
대개의 통설이 그렇듯이 개장일 효과 역시 딱 떨어지는 설명을 붙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상관 관계가 나타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첫날 거래에 그해 전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올해의 경우에도 증권사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국내 기업 이익 전망치 상향 등을 근거로 코스피지수의 상승을 점치고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통설을 과신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직전 2년간은 개장일과 한 해의 주가 방향성이 맞지 않았다. 첫 거래일 2.17% 하락했던 2016년 지수는 3.32% 상승했고, 첫날 0.01% 떨어졌던 2017년 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21.76% 올랐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8년에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연초 기대감이 큰 상황이지만, 지수 전체를 놓고 보면 오히려 상승 탄력이 둔화할 수도 있다”면서 “개장일 방향성만 갖고 지수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