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참가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유무역과 다자간 협정을 지지하는 국제 지도자와 기업가, 최고경영자(CEO)들이다. 앞서 미국 대통령들은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에 참석을 꺼렸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보스포럼을 통해 자유주의를 지지하는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견제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다보스포럼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를 다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와 북한에 대한 도발 등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 공유할 수 있는 미래의 창출’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보스포럼 참가자들이 바라는 말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태도와 상반된다.
◇“나는 북한과의 전쟁을 협박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강경하고 도발적인 발언은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은 “북한은 가장 명백한 지정학적 위험”이라면서 “긴장이 고조되면 신뢰와 협조가 줄어들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다음 달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간 회담이 재개된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 제안을 바라고 있다.
◇“중국 또는 멕시코, 캐나다와 무역 전쟁을 하지 않을 것”= 트럼프 대통령 취임 1년은 세계 자유무역에 좋지 않은 한 해였다.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했으며 멕시코, 캐나다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수출이 호황을 보이면서 올해는 미중 무역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제러미 샤피로 유럽외교관계이사회 연구책임자는 “현실적으로 미국 우선주의 포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자유무역 개념을 믿고 있다는 확신을 원한다”고 말했다.
◇“파리기후변화협정 재고”=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국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지도자들은 미국에 협정 참가를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다시 복귀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협정 재가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 핵 협정 지속”=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이란 핵협정 재인증을 거부했다. 12일에는 제재 면제 조치를 조건부 연장하며 수정과 보완 필요성을 언급했다. 반면 국제사회는 이란 핵 협정을 지지하고 있다.
◇“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쫓아내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문직 취업비자(H-1B) 발급을 규제할 방침이다. 기업가들과 국가수반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정책을 완화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H-1B 근로자의 70%를 차지하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주요 고용주인 IT기업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는 러시아를 상대로 동맹국들과 함께 설 것이다”=워싱턴D.C. 소재 공공정책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의 수드하 데이비드-윌립 연구원은 “국제사회는 2차대전 이후 70년 동안 그러했듯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