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인근에 위치한 일명 ‘백세권’ 아파트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백화점이 입점하는 지역의 경우 교통, 인프라 등 생활여건을 1차적으로 검증 받은 지역인데다 백화점 인근에 조성될 수 있는 아파트 부지가 한정적인 만큼 희소성이 높기 때문이다.
25일 부동산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의 경우 입점 시 주변 여건, 교통, 배후수요 등을 보다 꼼꼼하게 분석하고 입점하는 만큼 인근 부동산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의 경우 들어서는 지역이 한정적이고 입지환경이 좋기 때문에 입점할 경우 인근이 지역의 중심상권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상권이 활성화돼 지역의 미래가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지하철역과 연결돼 있는 경우가 많아 역세권 프리미엄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때문에 백세권 아파트는 같은 지역에서도 높은 시세를 형성한다. KB부동산 시세자료를 보면 서울 구로구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과 약 200m 거리에 위치한 ‘신도림4차 e편한세상(2003년 5월 입주)’ 전용면적 84㎡의 평균매매가는 7억6750만원이다. 반면 백화점에서 500m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신도림5차 e편한세상(2003년 9월 입주)’ 같은 면적은 6억3000만원으로 같은 지역에 입주기간도 같지만 시세는 약 1억3000만원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이는 지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전 서구 롯데백화점 대전점 인근에 위치한 ‘삼성래미안 아파트(2002년 7월 입주)’ 전용면적 84㎡의 평균매매가는 2억4250만원으로 멀리 떨어진 ‘도마동써머스빌(2006년 3월 입주)’ 같은 면적(2억원)과 약 4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자체가 희소하기 때문에 인근에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부지는 더욱 한정돼 있어 신규 아파트를 분양하는 경우 프리미엄이 억 단위가 되는 경우도 많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옆에서 분양한 ‘킨텍스 꿈에그린(2015년 6월 분양)’ 아파트 전용면적 93㎡(40층)은 지난해 12월 7억353만원에 거래돼 분양가(5억7090만원)보다 1억3000만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때문에 최근 분양시장에서도 백세권 아파트들이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맞은편에서 분양한 ‘신반포센트럴자이’는 9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6472건이 접수돼 평균 168.08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1순위 마감했다. 같은 해 11월 부산 동래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인근에서 분양한 ‘동래 롯데캐슬 퀸’은 18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590건이 접수돼 평균 18.99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백화점이 있으면 모든 인프라를 다 누릴 수 있다’는 말이 있을 만큼 백세권 입지를 갖춘 아파트는 주거만족도가 높아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특히 백화점을 찾는 유동인구가 증가하면서 지역 상권도 활성화되기 때문에 향후 아파트의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초에도 백화점 인근에서 신규 아파트들이 분양을 앞둬 눈길을 끈다. 고려개발과 대림산업은 이달 대전 서구에서 ‘e편한세상 둔산’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 인근에서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롯데백화점 대전점 풍부한 백세권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으며 홈플러스, 이마트 등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달 경북 구미시 송정동 37번지 일대에서 ‘힐스테이트 송정’도 도보권에 동아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마트, 파머스마켓 등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포스코건설이 2월 분양하는 ‘분당 더샵 파크리버’는 단지 인근에 현대백화점 판교점, 롯데백화점 분당점, 이마트 등이 있고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이 5월 부산 동래구 온천2동 855-2번지 일대 온천2구역을 재개발하는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 역시 인근에 롯데백화점 동래점이 자리하고 있다. 구성헌 기자 car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