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2조’ 소나기 만난 韓증시…전문가 4인 “머니무브 시작됐다”

입력 2018-04-26 10:46 수정 2018-04-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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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3%를 돌파하자, 국내 증시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4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3%를 넘어선 데 이어, 다음 날 3.02%로 마치면서 3%대에 안착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는 나흘 만에 160포인트 넘게 빠졌으며, 외국인 매도 역시 최고치를 기록하며 4일 동안 2조 원이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2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5.33포인트(0.62%) 하락한 2448.81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440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다행히 낙폭을 만회해 2440선을 지켰다. 이날 외국인투자자들은 하루 동안 7663억 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2013년 6월 13일(8009억 원)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외국인은 이날 포함 최근 4거래일 동안 무려 1조989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 같은 미국 국채금리 급등 부담에 따른 국내 증시 약세가 강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외인 매도 행진 “3% 넘어 4%까지 갈 수 있다” =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금리가 3%를 돌파하면서 자금이탈(머니무브) 현상도 당분간은 동반할 것으로 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미국 중앙은행에서 기준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린다고 한 상황을 감안할 때 3%를 넘은 국채 금리가 4%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곧 달러 강세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 자금이 미국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고, 한국은 물론 이머징 국가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확률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올라가면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금 연방기준금리가 1.75%인데, 국채금리 상승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니 미국 금리인상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 예상하며 외국인이 이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연중 3% 이상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3.2%까지 갈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 역시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이자, 증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기업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질 때 머니무브 현상도 둔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안정적 투자 자세 필요 “모험하지 마라” = 이 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대장주, 저평가 종목 등 ‘안정적인 투자’를 하라고 조언했다.

변준호 센터장은 “높은 밸류에이션의 업종보다는 저평가된 업종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면서 “특히 북한 개방을 염두에 두면 건설, 철강, 유틸리티 관련 종목의 매력도가 높아질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재중 센터장은 “기업 실적 흐름이 긍정적이지 않아 보수적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분할 매도 전략, 단기적으로는 이익 흐름이 좋은 반도체, 가전 등에 투자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지호 센터장은 코리아디스카운트로 한동안 주가가 제한을 받았던 업종 대표주인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 전력 등을 추천했다. 그는 “업종보다는 개별 종목 위주로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핵 리스크 해소가 관건 “2600 회복 충분” = 센터장 4인은 자금 이탈에 따른 증시 요동 현상은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북핵 리스크 감소 가능성은 물론, 주주가치 제고 등 디스카운트 요인을 상당수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코스피지수 역시 하단 2400선을 지지하면서 상반기 말 최소 2600선은 넘을 것으로 낙관했다.

변준호 센터장은 “현재로서는 5월, 6월 북미정상회담이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상반기 중에는 2600선까지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김재중 센터장은 “기업 실적 기대감이 낮아진 만큼,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상반기에는 2640까지는 올라갈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3000 돌파 전망까지도 나온다. 윤지호 센터장은 “당초 연말 기준 코스피 밴드 2400~2670을 제시했지만, 5월 북미회담 등의 호재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경우 2900~3000까지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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