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위원의 불참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최저임금위원회에 한국노총 추천 노동자위원들이 복귀하면서 2019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최저임금위는 14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노사 입장 차가 극명해 난항이 예상된다.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 이성경 사무총장과 정문주 정책본부장 등 한국노총 노동자위원 5명이 참석했다.
한국노총 노동자위원들의 복귀는 지난 5월 말 이후 1달여 만이다. 당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추천 노동자위원 전원은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최저임금법 국회 통과에 항의하며 불참을 선언했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27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최저임금위 복귀를 결정했다. 하지만 민조노총은 여전히 불참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이 시급 단위로 결정하되 월 환산액을 함께 표기해 고시하기로 합의했다.
4일 열리는 제10차 전원회의에서는 사업구분 여부와 인상 폭 논의를 시작한다. ‘최저임금의 사업의 종류 구분 여부’ 논의는 최저임금을 모든 업종에 같게 적용할지, 업종별 차이를 둘지 결정하는 것이다. ‘최저임금 수준’은 올해 시간당 7530원 대비 인상 폭 결정이다. 노동계는 이와 관련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정 효과에 관한 자료를, 경영계는 사업의 종류별 구분에 관한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5일에는 노사의 최저임금 최초 제시안도 제출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은 지난달 28일로 이미 지났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고시하는 8월 5일로부터 20일 전까지인 14일 심의를 마치면 법적 효력을 가진다. 최저임금위도 심의 데드라인을 14일로 잡은 상황이다.
최저임금위는 이달 4~14일 6차례 전원회의를 열어 속도감 있게 심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과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의 심의에 있어 노사 대립 구도가 어느 때보다 악화돼 있어 심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 원 실현을 위해 인상 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올해 최저임금이 크게 올라 부작용이 큰 만큼 내년 최저임금 결정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3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양대 노총 위원장을 한자리에서 만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성난 노동계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면담 후속 조치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후 7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만났지만 20여 분 만에 끝나 최저임금법 개정 등에 관한 현안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