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루스가 중국으로부터 총 3억~4억 달러 규모의 2차 펀드를 조성해 리튬전지 신사업에 투자한다. 펀드 조성 시한이 10월까지로 이미 2억7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다는 설명이다.
카메라모듈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던 텔루스는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차량용 배터리와 2차전지 신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중국에서 투자를 유치해 기술력과 시너지를 내고, 이 결실을 리튬전지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맺겠다는 각오다.
이와 관련해 텔루스는 12일 모건스탠리 중국지역 총재를 역임한 엔홍 CISM애셋매니지먼트 대표를 사내이사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사측에 따르면 CISM은 중국 정부가 100% 출자한 국영회사로, CISM애셋매니지먼트는 자국과 해외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홍콩계 자산운용사다.
엔홍 대표는 텔루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중국 시장에 어떻게 진입할지는 모든 기업이 생각하는 문제”라며 “텔루스는 상장회사고 리튬전지 산업에 관심을 가져 좋은 조건을 가졌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몇 년 동안 한국의 리튬전지 관련 R&D(연구개발) 기업들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며 “한국 기업이 중국과 전 세계에서 빠르게 효과를 낼 거라 생각해 투자를 선택했다. 우수한 기술과 경험을 가진 곳들이 많아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것”이라 부연했다.
높은 기술력을 지닌 국내 기업들을 일일이 인수합병(M&A)하기에는 제약이 많아, 이를 총괄할 중간다리 역할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텔루스가 직접 기술력을 가진 기업은 아니지만, 중간다리로 앞세워 국내 2차전지 관련 R&D 업체들을 M&A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는 게 엔홍 대표의 설명이다.
앞서 텔루스는 4월 CISM애셋매니지먼트를 대상으로 8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27일 증자가 마무리되면 CISM의 지분율은 약 49%로 텔루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를 통해 텔루스는 앞으로 리튬전지 리사이클을 통한 중국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술력을 지닌 국내 기업들을 인수하고 중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인수 대상은 디에이테크놀러지와 알머스(옛 영보엔지니어링)를 비롯한 배터리 생산 및 R&D 회사들이다.
반재영 텔루스 사내이사는 “800억 원으로 국내 좋은 회사를 인수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중국에서 2차펀드 출자자금을 만드는 중이다. 2차 펀드는 예상액은 3억~4억 달러, 우리 돈으로 3300억~4400억 원 규모”라고 밝혔다.
반 이사는 “2억 달러는 국내 기업 인수에, 나머지는 중국 공장 증설에 쓰일 예정”이라며 “10월이 펀드 조성 시한인데 이미 2억7000만 달러가량이 모였다”고 부연했다.
그는 “중국에서 텔루스의 재무제표가 깨끗하게 정리돼 접근성이 좋다고 판단했다”며 “올 하반기 인수를 마치고 기술력을 가진 회사들과 협업해 세계최대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기대했다.
이어 “M&A 대상은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구분하지 않지만 대부분 상장사”라며 “이 중 연매출이 400억 원 규모인 리튬 2차전지 원자재 기업도 포함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