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강세로 마감했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성장률과 물가를 낮춰 잡으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실제 기재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과 물가를 각각 2.9%와 1.6%로 봤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재부 장관도 정책적 노력을 통해 3% 성장 경로로 가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경제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 기자간담회도 예정됐던 가운데 장중 이에 대한 경계감으로 출렁이기도 했다. 외국인은 국채선물시장에서 매도 하룻만에 매수로 전환했다. 한은이 실시한 통안채 2년물 입찰과 기재부가 실시한 국고채 바이백(조기상환)도 무난히 마무리됐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기재부의 하반기 경제정책운용 발표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예견된 수준이라는 점에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주요 이벤트들이 마무리되면서 당분간 외국인의 국채선물 포지션, 주식시장에 연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재부의 경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강세 흐름이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상하단이 막히는 정체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한은 기준금리(1.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58.7bp로 좁혀졌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1.5bp 줄어든 44.3bp였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2bp 하락한 84.2bp를 나타냈다.
미결제는 7160계약 증가한 33만4874계약으로 2016년 6월20일 33만7807계약 이후 2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래량도 1만7244계약 늘어난 8만1640계약이었다. 회전율은 0.24회를 보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은행이 5669계약을, 외국인이 1425계약을 각각 순매수했다. 각각 매도 하룻만에 매수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금융투자는 7405계약 순매도를 보였다.
9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25틱 오른 121.60을 나타냈다. 마감가가 장중 최고가였던 가운데 장중 저가는 121.31이었다. 장중변동폭은 29틱을 기록했다.
미결제는 181계약 증가한 12만3856계약을 보인 반면, 거래량은 1804계약 감소한 4만1308계약이었다. 회전율은 0.33회를 보였다.
매매주체별로는 금융투자가 1089계약 순매수해 이틀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외국인도 983계약 순매수했다. 반면 은행은 1708계약 순매도해 나흘연속 매도세를 지속했다.
현선물 이론가는 3년 선물이 저평 4틱을, 10년 선물이 고평 4틱을 각각 기록했다.
그는 이어 “기재부의 경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향후 장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 기대도 더 약화될 것으로 보여 채권시장은 추가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겠다”고 전망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오전장엔 주식시장에 연동했고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방향 눈치보기를 했다. 기재부 경제정책방향은 시장 예상수준이라 영향은 미미했던 것 같다. 단기시장 우호적인 수급여건이 지속되면서 전일에 이어 강세를 지속했다”며 “오후들어 고승범 위원 발언 경계감으로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중립적 스탠스로 확인됐다. 오후 하락폭을 확대한 주식시장 영향으로 국채선물도 다시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정책방향, 고승범 위원 간담회, 통안채 및 국고채 바이백 등 수급 이벤트 등 재료가 모두 종료됐다. 다시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 방향과 주식시장 흐름에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큰 트리거가 없다면 위든 아래든 막힌 장이 지속될 듯 싶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