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환의 Aim High]다시는 한국을 우습게 보지마라(feat. 잘 살아보세)

입력 2018-08-14 10:00 수정 2019-01-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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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뒤흔들 충격과 공포가 돌아온다. 탈출구는 없다. 숨을 곳도 없다. 대신 돈 벌 기회가 있다.

화폐전쟁으로 시작해 무역전쟁으로, 다시 화폐전쟁으로 복귀 중인 G2의 패권다툼은 미국이 왜 ‘천조국’인지 확실히 보여주며 절정으로 치닫는 중이다.

문어급 전문가들은 중국이 항복하고 훗날을 도모하느냐, 체면 세우다 패망이냐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백기투항해도 미국이 받아줄지 미지수라는 건 함정.

우선 중국은 뭘 어쨌길래 큰 형님의 분노를 샀는지 알아야 한다. 이번 전쟁의 포문을 먼저 연 쪽은 사실 중국이다. 2010년 G20 정상회의에서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 주석은 “달러는 구시대의 산물”이라며 기축 통화 자리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하필 G20 정상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그것도 미국 대통령 면전에다 대고.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는 <앞으로 5년 미중전쟁 시나리오>에서 이 때부터 미국이 조용히 사형 집행 준비에 착수했고, 트럼프가 아니라 힐러리, 심지어 샌더스가 대통령이 됐어도 똑같이 실행됐을 것으로 봤다. 무역전쟁은 트럼프의 광기가 아니라 미국의 큰 그림인 셈이다.

양측의 화력을 들여다 보자. 알려진대로 중국은 3조 1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달러를 쟁여둔 외환보유고 세계 1위의 나라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3조 달러가 ‘장부상 가치’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한다. 우선 빌려주고 못받는 돈이 1조 달러를 넘는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내세워 주변국인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등에 1조 달러를, 남미에서도 미국과 맞서다 국가경제가 파탄 난 베네수엘라에 수백억 달러를 대출해줬다. 결국 외환보유액의 3분의 1 가량은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업체에 전화라도 해야 받을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7000억 달러는 중국국부펀드(CIC)가 운용하고 있다. 상황이 급해지면 현금화할 수 있지만, 국부펀드가 운용중인 자산을 한꺼번에 내다 팔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중국이 가진 미국국채 1조2000억 달러가 결국 미국이 놓은 덫이라고 진단한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채를 투매해 미국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무기로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나무 위에 줄지어 앉아 먹잇감이 죽기를 기다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대머리 독수리들을 띄엄띄엄 보는 순진한 생각이다. 미국채는 절대로 부도날 일이 없는 안전자산의 최고봉, 그런 미국채를 내다 판다는 것은 돈이 급하다는 신호다. 원산지가 미국인 대머리 독수리들은 어떻게 나올까.

미국의 무기는 무한리필 달러와 대량살상용 금리다. 금리를 올려 달러 값이 높아지면 게임 끝이다. 싸게 내놔도 안팔리던 채권값은 더 떨어지고 중국내 글로벌 자금은 미국행 쓰나미에 몸을 싣는다. 원리버자산운용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300%에 달한다. 이 부채는 대부분 달러 빚이다.

어려울 때 손 잡아줄 친구도 없다. 게임의 법칙에 익숙한 미국은 중국의 손발을 자르는 중이다. 베네수엘라는 중국과 친하다는 이유로 석유수출 붕괴와 물가상승률 100만%라는 대가를 치루는 중이다. 베네수엘라가 차베스주의를 표방하며 엑손모빌 등 미국 석유기업의 자산을 몰수하자 중국은 600억 달러 가까이 쏟아부으며 절친을 맺었다. 그리고 매일 60만 배럴의 원유를 실어날랐다.

미국이 열심히 때리는 중인 이란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최대 원유 수출 상대는 중국이다. 중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 중 7%가 이란산이고, 이란 원유 수출량의 26% 가량이 중국으로 가는 배에 실린다.

터키는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에 동참하지 않았고, 중국과 위안화로 직거래하겠다고 선언했다가 융단폭격을 맞고 있다. 오랜 친구 러시아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대일로(一帶一路)는 미국의 일대일(一對一) 격파에 산산조각 나는 중이다.

반면 미국은 친구들을 어떻게 대했을까. 미국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포하며 유태인들의 환심을 샀다. 미국산 대머리 독수리들의 진짜 주인이다. 미국이라면 껌뻑 죽는 일본은 제로금리를 끝내기로 했다. 중국기업의 천문학적인 자금력은 알고 보면 대부분 일본에서 빌린 돈이다. 일본이 금리를 올리고, 상환 연장이나 추가 대출을 거부한다면 무슨일이 벌어질까?

지구를 한 바퀴 돌았으니 한반도로 돌아오자.

북한은 아마 마지막 남은 우군쯤 될 테다. 그런데 요즘 미국과 썸타는 사이가 됐으니 이를 어쩐다. 그럼 속국이나 셔틀쯤 취급하던 한국은? 사드(Thaad)를 빌미로 실컷 쥐어터진 우리나라는 북미 정상회담 진행과정에서 이미 답을 보여준 셈이 아닐까.나라 경제가 걱정이겠지만 이번 위기에는 개인의 영달도 추구해보자. IMF외환위기와 글로벌금융위기라는 두 번의 학습효과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리고 2006년 발간된 쑹훙빙의 저서 <화폐전쟁>에 등장하는 ‘양털깎기’를 기억해두자. 아직 인간계의 최종 보스는 누가 뭐래도 미국이며, 지금 지구상에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은 보스가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10년을 준비한 계획이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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