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기업이 채운 나라 곳간…법인세 증가율 2배로 치솟아

입력 2018-08-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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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 국세수입이 사상 최초로 30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기업이익 증가와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ㆍ감면 축소로 법인세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국세수입도 빠르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경제계에서는 설비투자 부진, 일자리 상황 악화 등 국내 경제 곳곳에서 불안요인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세(稅)부담으로 인한 경기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법인세 증가율, 전체 국세수입 대비 두 배= 2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6년간의 국세수입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65조4000억 원이었던 국세수입이 올해 302조5000억 원에 달하면서 국세수입액 사상 처음으로 3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5년 전인 2013년에 비해서는 약 100조원 증가한 셈이다. 이에 따라 조세부담률도 역대 최고치(20%)인 지난해보다도 1.6%포인트(p) 높은 21.6%로 예상된다.

국세수입이 늘어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올 6월 누계 기준 국세수입은 157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조3000억 원(14.0%↑)이 더 걷혔다. 연간으로도 올해가 최근 5년 내(2014년~2018년) 국세수입 증가율(14.0%)과 증가액(37.1조원) 면에서 모두 최대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세목은 바로 법인세였다. 올해 세목별 수입 예상액은 법인세가 71조7000억 원(21.2%↑), 소득세 87조8000억 원(16.9%↑), 부가세는 70조5000억 원(5.1%↑)으로 추정된다.

이를 토대로 2014년과 2018년의 증가율을 비교해보면 전체 국세수입이 1.8%에서 14.0%까지 12.2%p 증가 한 반면, 법인세는 그 두 배 수준인 23.9%p(?2.7%→ 21.2%) 증가가 예상된다.

한경연 관계자는 “매출 정체 속에서의 이익(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증가와 2013년부터 대기업에 집중된 각종 세액공제감면 축소, 최저한세율 인상효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 등 稅부담 가중될 듯…경기 활력 제고 시급 = 올해는 지난해 역대 최고치(20.0%)를 기록했던 ‘조세부담률’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경연은 올해 조세 부담률이 지난해보다 1.6%p 늘어난 21.6%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세부담률은 경상GDP에서 국세와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GDP증가 속도보다 세수가 빠르게 늘어날 때 상승하게 된다. 해 우리나라 경상GDP 증가율은 4.0%로 지난해(5.4%)에 비해 둔화될 전망이다. 반면 국세수입증가율은 지난해 보다 4.6%p 증가한 14.0%로 예상된다.

여기에 빗나간 세수 추계로 인해 올해 본 예산 대비 실제 33조5000억 원이나 더 걷을 전망이다. 세수 오차율은 12.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3년~2015년 기간에는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한 데 이어, 2016년에는 19조6000억원, 2017년에는 23조1000억원의 초과 세수가 발생했다. 경기변동성 등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의 세수오차는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최근 세수 차율이 다시 급격하게 커지고 있어 정부 차원의 보다 정교한 세수추계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 실장은 ”최근 기업의 설비투자가 4개월 연속 하락하고, 민간소비가 둔화되는 등 우리 경제의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며 ”일자리 상황이 악화되고, 하반기 내수 위축 등의 우려가 있는 만큼 민간부문의 세(稅)부담을 낮춰 소비 활성화, 투자 여력 확충을 통한 경기 활력 제고가 시급한 때“라고 강조했다. 변효선 기자 hsb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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