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고용’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영세 자영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 더해, 생산을 제외한 내수 회복세가 더뎌 기업들의 채용 확대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이주 발표가 예정된 9월 고용동향에서 8년 8개월 만의 취업자 수 감소가 우려된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취업자 수 증가 폭(전년 동기 대비)은 3000명으로 2010년 1월(-1만 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7월 연속적인 취업자 증가 둔화에도 8월 취업자 수는 일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지난해 8월 취업자 증가가 평월 30만~40만 명에서 20만8000명으로 둔화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일시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8월 취업자 수는 기저효과를 뛰어넘는 감소로 현상 유지에 가까운 3000명 증가에 그쳤다. 최저임금 여파와 제조업 구조조정 등으로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고용하는 도소매업(-12만3000명)과 중장년층 비중이 높은 사업시설관리·지원 및 임대서비스업(-11만7000명), 제조업(-10만5000명) 등에서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된 탓이다. 그나마 기저효과 덕에 취업자 감소를 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9월에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지난해 9월에는 취업자 증가 폭이 31만4000명이었다. 추세상 7~8월처럼 1만 명대 취업자 증가가 이어진다면 9월에는 반대의 기저효과로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로 전환된다.
이런 추세를 뒤집을 만한 호재도 마땅치 않다. 생산·소비 회복에도 설비·건설투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4% 줄며 1997년 9월~1998년 5월(10개월 연속)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6개월)를 기록했다.
실제 시공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도 건설과 토목이 모두 부진해 전월보다 1.3%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2% 줄었다. 건설업은 임시·일용직 비중이 높아, 건설기성 감소는 곧바로 취업자 감소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 올해 30·40대 취업자 감소 폭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컸다. 올해 1∼8월 30대와 40대 평균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만 2000명 감소한 1227만 1000명이다. 30대 취업자는 4만 4000명, 40대 취업자는 10만 8000명 각각 감소했다. 한국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2009년 24만 7000명 감소한 뒤 지난 9년 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이 같은 이유로 정부도 향후 고용시장 상황을 낙관하지 못 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녹록치 않다. 그렇 가능성도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