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실질실효환율이 두달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10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9월 상승률은 조사대상 61개국 중 15위에 올랐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데다 위안화와 엔화가 약세를 지속한 때문이다. 또 소비자물가가 오른 것도 한몫했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1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월별 상승률은 베네수엘라(11.63%)가 가장 커 2개월째 수위를 달렸다. 이어 그리스(2.21%), 이스라엘(1.83%) 등이 그 뒤를 따랐다. 한국은 독일(0.79%)과 라트비아(0.73%)에 이어 15위레 랭크됐다.
한국의 주요 교역국인 유로존(EU)도 1.18%(1.15포인트) 급등한 98.65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6월 99.03 이후 4년3개월만에 최고치다. 중국(0.555%, 0.67포인트)도 상승해 122.45를 보였다. 반면 일본은 내림세(-0.97%, -0.74포인트)로 75.82를 기록했다. 하락률 상위 13위에 올랐다.
9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보다 0.0%(0.55원) 떨어진 1120.60원을 기록했다. 직전달도 0.1%(1.65원) 떨어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이 원화 실질실효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30%와 14%에 달한다. 명목환율 기준으로 원화는 0.3% 강세를 보인 반면, 위안화와 엔화는 각각 0.4%와 2.3% 약해 원화 실질실효환율을 올리는 요인이 됐다. 원화는 남북정상회담 기대감이 월말로 가면서 반영됐고, 위안화는 미중 무역분쟁 우려 지속이, 엔화는 아베 총리 연임으로 완화정책이 지속되리라는 기대감이 각각 영향을 미쳤다”며 “8월 소비자물가가 다소 높았던 것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8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5% 올라 직전월 0.2%에서 오름세를 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