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과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이 일제히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120원을 하향돌파하며 한달만에 최저치를 경신했고, 원·엔 환율도 1010원을 밑돌며 연중 최저치를 보였다.
미국이 대중국 관세부과 조치를 연기하는 등 최근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이번주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반면 장중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연기 가능성 소식이 전해진데다, 월말을 앞둔 결제수요 등이 몰리며 하단을 지지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북미 정상회담, 브렉시트 등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원·달러가 1115원에서 1125원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스권이 공고화하면서 시장참가자들의 인식도 굳혀지고 있다고 봤다. 1120원을 밑돈만큼 되레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결과적으로 기존 박스권 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 셈이다.
1117.1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개장가가 장중 최저가였다. 이 역시 1일 1110.9원 이래 가장 낮았다. 장중 고가는 1119.3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2.2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3.9원 내린 1009.52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2월28일 1008.82원 이후 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이틀연속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5.5/1115.8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55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의 대중국 추가관세 부과 연기 소식 이후로 위안화가 강했고, 원·달러 환율도 갭다운해서 출발했다. 장중엔 브렉시트 연기 소식이 들리며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였다. 1117원선까지 하락했던 원·달러는 이후 저점매수세 유입과 6.7위안 위로 반등한 위안화 등 영향으로 지지되는 모습이었다”며 “다만 반등폭도 크지 않은 것은 월말에 따른 수급 영향도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벤트 결과에 따라 원·달러는 좀 더 하락할 수 있겠다. 다만 1120원 아래로 박스권 하단이라는 점에서 더 좋은 이슈가 나오지 않는 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저점매수세 역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최근 미중 무역협상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원·달러가 하락했다. 다만 장중 수급은 기존 박스권인 1115원과 1125원 박스권 레인지를 공고히 하는 분위기다. 수입업체 결제수요로 아래도 막혔다”며 “브렉시트 등 이벤트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레인지를 이탈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의 시각 고착화로 1115원과 1125원 레인지는 쉽게 깨지지 않을 듯 싶다”고 말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1엔(0.01%) 내린 110.82엔을, 유로·달러는 0.0005달러(0.04%) 상승한 1.1357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9위안(0.25%) 오른 6.6976위안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