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출 금융에 235조 원 푼다…수출 마케팅은 4만2000곳 지원

입력 2019-03-04 10:00 수정 2019-03-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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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출활력 제고 대책' 발표…수출 컨트롤타워도 확대

정부가 수출 기업의 자금 융통에 올해 235조 원을 지원한다. 수출을 위한 해외 마케팅 지원 대상도 전체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절반가량으로 확대키로 했다.

정부는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수출활력 제고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범부처 차원의 수출 대책을 내놓은 것은 지난 연말부터 수출 동력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감소세로 돌아선 한국의 수출 실적은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감소 폭도 12월 1.3%, 1월 5.8%, 2월 11.1%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은 반전시키기 위해 수출 기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무역 금융과 해외 마케팅 지원 확대가 핵심이다.

◇'계약-제작-선적-결제' 수출 全 주기 금융 지원 강화

정부는 우선 수출 기업을 위한 무역 금융 지원에 235조 원을 투입기로 했다. 기업의 돈줄이 막혀 수출에 차질이 생기는 일을 막고 해외 시장 진출에 따른 위험성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계약에서부터 제작, 선적, 결제에 이르는 수출 단계별로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키로 했다.

정부 지원이 특히 많이 늘어난 분야는 제품 선적 이후의 자금 흐름 지원이다. 제품을 수출하고도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면 기업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같은 일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수출기업이나 그 협력사가 납품업체에서 물건값 대신 받은 외상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시중은행에 특별보증을 서도록 했다.

또 수출 실적이 급격하게 나빠진 나라와 거래하는 기업에는 별도 신청 없이도 수출 보험 한도를 일괄적으로 10% 늘려준다. 시장 악화로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하는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정부는 수출금융 지원 활성화를 위해 이번 무역금융 지원 대책을 추진하다 생긴 문제에는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면 담당자를 면책하기로 했다.

◇마케팅 지원 대상, 수출 중견·중소기업 45%로 확대

수출 마케팅에서는 지원 대상과 지원 규모가 고루 늘어난다. 정부는 올해 수출 마케팅 지원 기업을 4만200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전체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45%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내 유망 중소·중견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상담회를 주선하는 '글로벌 파트너링' 지원 횟수는 연간 26회에서 32회로 늘어난다. 지원 범위 역시 반도체, 바이오·헬스, 드론 등 신산업으로까지 넓어진다.

정부는 또한 해외 전시회에서 자사 제품을 알릴 수 있도록 기업 1만여 곳을 지원한다. 특히 산업 구조적 어려움에 빠진 자동차와 조선 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주기로 했다. 또 독일 하노버 메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오토메티카 등 영향력이 큰 전시회에는 국내 여러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 한국관을 꾸려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해외 지사(支社)를 설립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는 코트라 무역관이 대신 정보 수집, 마케팅 등을 돕는다. 정부는 코트라 해외 지사화(化)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 5000여 곳의 시장 개척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성장 잠재력에 비해 국내 기업 네트워크가 부족한 신남방·신북방 지역에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래 수출 먹거리 발굴 계획 순차 발표

정부는 중장기적으론 미래 수출 먹거리도 새로 발굴해내기로 했다. 바이오·헬스, 2차 전지, 플랜트·건설, 문화 콘텐츠, 한류·생활 소비재, 농수산식품 등 6개 분야가 정부가 꼽은 신(新) 수출 동력이다. 정부는 이달부터 분야별 세부 육성정책 마련을 서두를 계획이다.

신남방, 신북방 등 신흥신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신남방 지역에서는 기간 산업, 소재·부품, 소비재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현지 공급망을 강화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자유화 등 FTA 네트워크도 더욱 넓히기로 했다.

신북방 지역에서는 한-러시아 산업협력위원회, 한-카자흐스탄 경제공동위원회 등 정부 간 채널을 가동해 자도차, 선박 수출 등을 측면 지원한다. 정부는 이달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문을 여는 '플랜트 수주지원센터'가 중앙아시아 플랜트 시장 공략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트업-초보기업-중견기업' 성장사다리 강화

정부는 수출 기업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성장 사다리도 보완했다. 우선 스타트업을 위해서는 국내엔 스타트업 글로벌 지원센터를 열고 해외에서도 인도 뉴델리와 미국 시애틀에 각각 스타트업 해외 혁신거점을 마련한다.

아직 수출에 서툰 초보기업에는 컨설팅과 무역사절단, 해외공동물류센터 등을 통해 수출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또 이들 기업이 온라인을 통해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온라인 수출기업 등록·신고 요건을 간소화하고 공동 배송 체계를 갖춘다.

정부는 중견기업에는 '월드클래스 플러스 사업'을 통해 연구·개발과 해외마케팅, 지식재산권 컨설팅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수출 지원 정책을 위한 컨트롤타워도 정비된다.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업종별 협회 등을 중심으로 운영하던 '수출전략회의'를 ‘수출전략조정회의’로 개편하기로 했다. 수출전략조정회의에는 외교부와 특허청, 각 시도가 참여해 지원 범위가 넓어진다. 정부는 수출전략조정회의가 미국 무역촉진조정위원회(TPCC)처럼 유기적이고 폭넓은 수출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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