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무역갈등에도 불구하고 중국 실물경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중국이 수출보단 내수 위주 성장정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실제 수출은 미국의 관세부과에 앞선 선수출 효과가 사라진 지난해 11월부터 부진한 모습이다. 작년 3분기(7~9월)까지 10%를 넘어섰던 수출 증가율은 작년 11월 한자릿수대로 감소하더니 작년말 마이너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올 1월 수출은 9.1%를 기록하며 반등했지만 이는 춘절연휴(2월4일~10일)를 앞둔 밀어내기식 조기통관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추세적 회복 여부는 불확실하다.
반면 작년 하반기중 증가세가 둔화했던 소비는 2016년부터 2017년중 시행된 1600cc 이하 승용차에 대한 취득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면서 자동차 판매가 부진했던 영향이 크다고 봤다. 소비자신뢰지수는 기준선(100) 보다 크게 높은 120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고정투자도 과잉설비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등 중국 정부의 의도된 사회간접자본(SOC)투자 조정에 주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갈등 전개방향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주가와 환율도 금년들어 갈등국면 완화조짐이 보이자 모두 강세로 반전 중이다. 주가는 금년 1~2월 중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작년 하락폭의 절반 이상(55.0%)을 회복했고, 위안화도 금년들어 2.5% 절상을 기록했다.
부채 부실화와 부동산시장 경착륙 문제가 주요 리스크 요인이지만 중국 정부가 비교적 잘 대응하고 있다고 봤다.
김대운 한은 중국경제팀 과장은 “미중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가 우려하는 것처럼 심각하진 않았다. 수출은 다른 부문보다 영향이 컸지만 소비와 투자는 정부의 의도된 안정화정책이 있었다”며 “부채와 부동산시장 문제가 있지만 단기간에 대규모 부실화 가능성은 낮다. 금융시장 미칠 영향력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지식재산권 기술이전 등 문제들에 대해 중국은 미국 요구 수준의 타협점을 내놓기 쉽지 않다. 미중 무역갈등은 미국 차기 대선까지 장기화할 것이다. 중국도 그에 맞춰 정책을 미세조정할 것”이라며 “중국이 내수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도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중간 무역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중국경제 성장률은 6.6%를 기록해 1990년(3.9%) 이후 최저수준을 보였다. 중국 인민은행도 지난해 4분기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중소·민영기업의 자금난 심화 등으로 경제성장이 하방압력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