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부터 시작된 외국인 매도세가 사상 두번째인 23거래일 동안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공황상태로 국내 증시가 몰리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증시 상승 소식에 9일 코스피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매도세는 계속됐으며, 이란의 미사일 발사로 인해 외국인 매물이 집중되고부터 개인투자자의 매수 규모는 이날 최대치인 1558억원에서 1/3로 줄어든 505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이같은 매도세에 업계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와 스태그플레이션, 환율문제, 정책리스크 등 문제점을 내놓고 있지만, 비단 외국인이 한국시장에서 유독 많이 팔고 있는 것은 외부 환경보다 내부 요인이 더 크다는 의견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외국인의 매물이 한국 증시에서 집중되는 것은 풍부한 유동성과 함께 정부의 환율시장 개입으로 아시아 시장 중에서 주식을 팔고 나가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가 강하다는 것은 유동성이 좋기 때문"이라며 "최근 들어 프로그램 매수가 외국인의 매도를 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며, 더욱이 환율도 불안정하고 원화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폐해로 정부가 환율시장 개입을 공식적으로 천명했기 때문에 환율시장에서도 유동성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즉 아시아 시장 중에서 주식을 팔고 나가기에 가장 적합한 나라라는 것이다.
서 연구원은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에 대해 미국증시가 좋으면 사고 나쁘면 판다는 공식이 성립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할 경우 외국인 매매는 매도로 일관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것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제가 결부돼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외국인의 매도는 일정부분 국내 기관과 개인이 소화해주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며, 가파르기 문제는 환율과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낙폭이 크고 기관의 매수가 차익성 프로그램 매수와 장 후반 종가관리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장 중 외국인의 매도 강도 자체는 줄어들 개연성이 있다"며 "하지만 외국인이 매수로 반전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적어도 추가적으로 매도를 강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것이 지수의 반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1500선이 지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높여주는 부분"이라며 "외국인의 스탠스에 대한 전망은 매도 완화이고, 내부적으로 수급이 엉킨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이 2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오고 있지만, 선물시장에서는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과거 사례를 봐도 그렇고 매수 규모를 보면 시장 전망에 대해 나쁘게 보는 것이 아니어서 참 아이러니 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를 보면 향후 시장이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히 있음을 기대하게 만든다"며 "하지만 현재 상황이라는게 변화무쌍해 기본적인 문제 해결이 안된 상태에서 섣불리 매수에 동참하기 보다는 상황 변화를 확인하고 매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