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에서 최근 본격 가동된 ‘콜라보 플랫폼’을 활용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3월 11일 계열사 간 협업 시너지를 수치화해 실시간 데이터로 보여주는 ‘콜라보 플랫폼’을 오픈했다. 김정태 회장이 집권 3기 ‘데이터 경영’을 강조하며 “데이터 기반 그룹 경영전략을 수립하라”고 지시한 결과물이다.
◇‘데이터 금융회사’의 기틀 ‘콜라보 플랫폼’ 가동 = 하나금융의 콜라보 플랫폼은 개인업무 시스템을 통해 관계사 손님을 소개 및 서비스 연계를 실시하고, 콜라보 실적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관계사 간 콜라보 업무의 프로세스를 정립해 디지털화하고, 수기로 관리되던 성과 측정도 자동화했다.
대상은 KEB하나은행, 하나금투, 하나캐피탈, 하나저축은행,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자산신탁 등 7개 주요 계열사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의 경우 타 계열사에서 소개받거나 소개해 판매한 실적 건수와 액수가 실시간으로 '콜라보 현황'란에 뜬다. 목표 도달률과 진행률(%)도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콜라보 종합 현황'에서는 여수신부터 주식·펀드·신탁 등 분야별로 실적을 확인하고, 중앙영업그룹에서 타 영업본부까지 흘러간 추이도 파악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손님에게는 협업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탁월한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직원들에게는 협업 자체가 보상이라는 것을 심어주는 동시에 업무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제공 동의서를 기반으로 정보보안 안정성을 강화하고, 관계사 간 꺾기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매월 11일 ‘콜라보 데이’… 콜라보 문화 확산 = 김 회장은 단순히 실적 경쟁에 그치지 않고 직원들이 즐기면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콜라보 데이’를 만들었다. 그룹의 이름인 ‘하나’가 2개 겹치고, 하나의 계열사가 또 다른 계열사를 만나 더 큰 하나가 된다는 의미에서 매달 ‘11일’에 개최한다. 콜라보 데이는 계열사 협업 주제를 선정해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는 날이다.
이달 콜라보데이는 토요일인 11일을 피해 전날인 10일 금요일에 ‘캐피탈 자동차금융 연계’를 주제로 진행됐다. 지난달 11일에는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한 저축은행 대출 연계’를 주제로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가 하나은행 역삼 지점을 방문해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30년 ‘영업통’ 철학 녹아든 계열사 시너지 강화 방안 = 김 회장은 금융지주 부사장과 하나대투증권 사장, 은행장을 거치면서 뛰어난 영업실적을 올렸다. 김 회장은 자신의 철학을 담아 전 계열사 직원들을 ‘영업의 달인’으로 키워낼 수 있는 ‘콜라보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다.
김 회장에게는 현재 지주 3·4위 경쟁에 머무르는 하나금융을 리딩뱅크 반열에 올려둬야 할 책무가 있다. 하나금융은 13.7%(1분기 기준)에 미치는 비은행 계열사 순익 비중을 KB·신한금융 수준인 30%까지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콜라보 플랫폼은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비은행부문 강화를 이뤄낼 수 있는 핵심 방편이다.
김 회장이 집권 1기와 2기 통합에 방점을 뒀다면 3기에 접어든 지금,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7월 복합점포 공동상담시스템 도입(1단계), 2018년 11월 그룹 콜라보 플랫폼 구축(2단계)에 이어 올해 3월 가동한 콜라보 데이터 시각화(3단계)에 이르기까지 ‘콜라보 마스터 플랜’이 완성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2022년에는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하나금융타운 완공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