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근해에서 전날 자국 유조선 2척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UAE 외교부는 전날 “동부 푸자이라 해안의 특별경제구역에서 4척의 상선이 사보타주 공격 표적이 됐다”며 “사상자나 연료 유출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와 UAE가 언급한 선박들이 같은 사건에 속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CNN은 전했다. 사우디 국영 사우디프레스에이전시(SPA)는 공격을 받은 자국 선박 중 1척은 라스타누라항에서 원유를 싣고 미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전했다. SPA는 사상자나 연료 유출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척의 선박 모두 구조적으로 심각한 손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의 칼리드 알팔리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이날 “이번 공격은 항해의 자유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안전을 훼손하려는 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UAE 외교부는 이번 사보타주가 어떤 성격인지, 개인 또는 집단이나 국가가 공격을 했는지 등 세부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국제기관과 협력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해상 수송로의 안전을 훼손하려는 당사자를 막기 위한 책임을 진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전날 사보타주는 UAE 정부가 푸자이라항에서 7척의 유조선이 폭발했다는 소문을 부인한지 하루도 안돼 일어난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미국 해양국은 지난 9일 이란이나 그 대리인이 중동 지역의 상업용 선박과 석유생산 인프라를 공격 목표로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외교부의 세이예드 압바스 모우사비 대변인은 “이 사건은 놀랍고 유감스럽다”며 “지역 안보를 교란하려는 부도덕한 자들의 음모를 규탄한다. 사보타주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사우디와 UAE 등 페르시아만 국가들과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푸자이라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20%가 거쳐 가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