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A 씨의 유족이 광주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등록 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A 씨는 2009년 1월 4주간의 탄약정비병 교육을 마친 후 2월부터 육군 탄약창에서 근무했다. 징병신체검사 당시 이상소견이 없던 A 씨는 탄약창에서 근무한 지 두 달 만에 기침 등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다 같은 해 7월 림프종양 3기 진단을 받아 항암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A 씨는 탄약정비대에서 페인트 희석제, 코팅 희석제, 세척용제, 페인트 등을 사용해 무기와 탄약 등의 녹을 제거하거나 도색하는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2012년 A 씨가 공무수행 중 사망한 것으로 보고 순직을 인정했다. 이후 A 씨의 유족은 2013년 보훈당국에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보훈당국은 A 씨를 국가유공자법의 순직군경이 아닌 보훈보상대상자법에 따른 재해사망군경으로 인정했다.
재판에서는 A 씨가 국가유공자법상 국가유공자(순직군경)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A 씨가 군수품인 탄약의 정비와 관련된 직무수행으로 인해 악성 림프종이 발병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반면 2심은 "벤젠과 같은 유기화학물질이 A 씨의 질병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악성 종양은 수개월 정도의 유해물질 노출로 발생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원심은 A 씨의 직무수행이 국가의 수호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봤으나 사망의 원인의 질병이 유해물질이나 유해환경에 상당한 기간 직접적이고 반복적으로 노출돼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