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답변자로 나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세 가지 청원은 모두 국민의 관심이 컸던 청원”이라며 “정당 해산청구 청원은 다시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린 점에 대해서도, 내란죄 처벌 청원에 대해서도 속 시원한 답을 드리지 못해 거듭 송구하다”고 밝혔다.
강 수석은 “이 세 가지 청원은 특정 정당과 개별 정치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회에 대한 주문이기도 하다”며 “이번 청원은 정당과 국회가 근본적인 개혁을 이뤄내는 계기로 삼아주길 바라는 국민의 마음이 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선 청당 해산 청원에 대해 강 수석은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국민이 참여했다는 것을 보면, 우리 정당과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평가가 내려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183만과 33만이라는 숫자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답답한 심정을 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당에 대한 평가는 선거를 통해 내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국민청원으로 정당 해산을 요구하신 것은 ‘내년 4월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질책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정당 해산 청구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제도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갈등을 키우고 정당정치가 뿌리내리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은 ‘0‘건이다. 국회법이 정한 6월 국회는 3분의 1이 지났지만, 아직도 열리지 않고 있다”며 “IMF가 권고하고,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편성된 추경안은 48일째 심사조차 못 하고 있다. 국회에는 민생 입법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국회 스스로가 만든 ’신속처리 안건 지정‘, 일명 패스트트랙 지정과정에서 국민께 큰 실망을 줬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래서 국민은 눈물을 훔치며 회초리를 드시는 어머니가 되어 위헌정당 해산청구라는 초강수를 두셨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헌법 8조와 헌법 8조 4항은 정당 활동의 자유와 민주적 기본질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며 “이 헌법정신을 지키는 주체는 국민이며, 국민은 선거를 통해 주권을 행사한다”고 부연했다.
강 수석은 “정당해산 청구는 정부의 권한이기도 하지만, 주권자이신 국민의 몫으로 돌려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김무성 의원 내란죄 처벌‘ 청원에 대해 강 수석은 5월 3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김 의원의 ’문재인 청와대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켜 버립시다‘라는 발언을 거론하면서 “앞서 정당 해산청구 청원에서도 정치인의 막말을 지적했는데 김무성 의원의 내란죄 처벌에 대한 국민청원도 같은 맥락에 있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혐오 표현과 막말은 정치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고 국민께 상처를 드린다는 점, 생각해야겠다”며 프랑스, 독일, 일본의 막말 규제 법안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인 막말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가 청원에까지 이르렀다”며 “최근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막말 파동은 국민의 정치불신을 키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강 수석은 “스스로의 성찰이 우선돼야 하고, 국회와 정당 차원의 제도적인 뒷받침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 수석은 “청원에 참여해 주신 국민은 물론 묵묵히 지켜보고 계신 대다수 국민이 박수를 보낼 수 있도록 여야와 진영을 떠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정부도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