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핵심 원유 수송로인 중동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일어난 유조선 피격 사건을 계기로 주변 해역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보험료가 오르고 있다. 피격된 유조선이 일본 해운사가 운항하는 선박이었던 만큼 일본 보험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일 NHK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일본 해운사가 운항하는 유조선이 공격받은 이후 주변 해역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보험료가 기존의 10배로 올랐다. 그동안은 호르무즈 해협 주변을 한 번 통과할 때마다 선체 가격의 0.025%였던 보험료가 해당 사건 이후 0.25%까지 치솟았다. 선체 가격이 100억 엔(약 1077억 원)인 일반 대형 유조선은 통과할 때마다 2500만 엔을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선박은 일반 보험과 별개로 ‘전쟁 보험’에 가입한다. 이 보험에 가입하면 미사일과 기뢰 등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에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선박 자체 손해나 비용, 배상책임을 보상해준다.
앞서 호르무즈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근해에서는 5월 사우디아라비아 선박 2척을 포함해 4척의 유조선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받았고, 지난달 13일에는 일본 기업이 임대한 선박을 포함한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았다.
일본 해운사들로 구성된 일본선주협회의 나이토 다다아키 회장은 “보험료 인상을 우리만 부담하기는 어렵다”며 “비용이 더 증가하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유조선 공격 이후 해상 운임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사고 이후 1주일 새 유조선 운임은 2배로 뛰었다. 선주들이 위험을 피하기 위해 중동행 계약을 기피하면서 선복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유조선 운임 지표인 월드스케일(기준운임=100)은 50으로, 용선료로 환산하면 1일당 2만5000달러(약 2917만 원)였다. 이는 사고 직전인 6월 12일의 2배 수준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운임이 갑자기 뛴 것에 대해 “유조선은 4~6월이 비수기로 꼽힌다”며 “7월부터 적재 선박 거래 문의가 본격화하는 시기와 겹친 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