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2007년 11월에 발간한 월간 건설경기 동향을 보면 “주택건설사업 승인 실적은 3분기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조기 사업승인이 이뤄지면서 9월 말 현재 28만 호로 3개월 만에 15만 호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2007년 9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재도입했다. 당시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하던 사업장이 상한제를 피하려고 9월 이전에 사업승인을 받는 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2007년 9월 재건축·재개발 수주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4% 늘었다. 재개발은 수주 호조로 같은 기간 4.0% 증가했고, 재건축 수주는 51.8% 줄었다.
연구원은 “작년(2006년) 9월 재개발 수주가 매우 호조세를 이뤘는데도 올 9월 이전 사업승인을 통해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고자 하는 물량이 계속 늘어 전년 동월 대비 4.0% 증가했다”며 “수주금액으로는 2조1800여억 원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분간 상한제를 회피하고자 하는 영향으로 재개발 수주 물량이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지만 상한제 회피 물량에 대한 수주 인식이 끝나는 연말 이후부터는 재개발·재건축 수주 물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0여년 만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재도입이 기정사실화된 요즘도 정비업계의 고민은 크다. 제도가 시행되면 일반분양가가 내려가 그만큼 조합원 부담금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이니 따를 수밖에 없다는 단념과 함께 제도 도입은 잘못됐다는 볼멘소리가 섞여 나온다.
서울 은평구의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사업을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제도(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가 시행되면 우리 단지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사업 진행을 중단하는 것 역시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정부에서 하겠다는 것을 무슨 힘으로 막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서초구의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도 “분양가 상한제는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며 “시장에 맡겨야 하는데 일괄적으로 가격을 규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