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 원래 모습 되찾는다...검은 바탕에 금색 글씨

입력 2019-08-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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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논란 종지부…2020년 이후 교체 예정

▲검은 바탕에 금박 글씨로 바뀌는 광화문 새 현판.(사진제공=문화재청)
▲검은 바탕에 금박 글씨로 바뀌는 광화문 새 현판.(사진제공=문화재청)
경복궁 광화문(光化門)의 현판이 내년 이후 새롭게 교체된다. 바탕은 검정, 글자는 동판 위에 금박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단청안료는 전통소재 안료를 사용하기로 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문화재위원회(사적분과) 보고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광화문 현판은 2010년 목재에 틈이 생기는 '갈램' 현상이 발생해 교체가 결정됐다. 문화재청은 현판 재제작을 위한 재제작위원회와 색상과 관련한 자문위원회 등을 구성해 모두 20차례에 달하는 회의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광화문 현판의 규격과 글자 크기, 현판 색상, 글자마감(동판 위 금박) 등에 대한 고증‧시공방안을 새롭게 전면 검토했다.

지난해 1월에는 광화문 현판 색상의 과학적인 분석 연구를 통해 광화문 현판의 원래 색상이 검은색 바탕에 금박 글자임을 밝혀냈다. 사용할 단청 안료에 대해서는 전통소재 안료와 현대소재 안료 중 어느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정하기 위해 1개의 시범현판에 반반씩 2개의 시범단청을 나누어 칠한 후 점검을 해왔다.

궁능유적본부는 재제작하는 광화문 현판에 사용할 단청안료 선정을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복원기술연구실)의 협조를 받아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전통소재 안료와 현대소재 안료를 사용한 시범단청에 대한 사전점검을 시행했다. 그 결과, 전통소재와 현대소재 둘 다 대부분 색상에서 변색과 미세균열 등이 부분적으로는 발생했으나,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통소재 안료 중 주홍색과 황색은 현대소재에 비해 변색과 탈색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나 주기적으로 점검·유지·보수한다는 계획이다.

광화문 현판 색상과 글자마감 등의 원형고증과 제작방침은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 소장 고사진(1893년경)과 지난해 발견된 일본 와세다대학교 소장 '경복궁 영건일기'(1902년)를 참고했다.

다만, '경복궁 영건일기'에 기록된 것처럼 광화문 현판 글자 마감 재료인 동판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근래에 현판 동판을 제작해 본 경험이 있는 장인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두석장(국가무형문화재 제64호, 가구에 덧대는 금속장식을 만드는 장인) 보유자 박문열 씨가 문화재수리기능자 박갑용(도금공) 씨와 함께 시범 제작했다. 현재까지 궁궐 현판에 동판을 사용해 마감한 사례는 경복궁 근정전과 덕수궁 중화전 정도에 불과하다.

▲균열된 현 현판.(사진제공=문화재청)
▲균열된 현 현판.(사진제공=문화재청)

현판의 제작 방식과 소재가 결정되기까지 9년이 걸렸다. 광화문 현판은 이미 각자 작업까지는 마친 상태다. 올해 하반기까지 이번에 결정한 안료와 색으로 채색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이후에는 현판 상태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새 현판을 광화문에 내거는 공식적인 교체 예상 시기는 2020년 이후다. 문화재청은 "정확한 날짜는 광화문 현판의 상징적인 의미가 부각될 수 있는 날로 선정해 추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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