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은 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오는 16일부터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종전보다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하로 지준율은 2007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중국 대형 은행의 지준율은 16일부터 13%로 적용된다. 아울러 인민은행이 대형 은행과 중소은행을 가리지 않고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고객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뜻한다. 지준율이 낮을수록 그만큼 은행 부담을 덜어 기업과 개인 등에 대한 대출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경영난에 빠진 일부 은행의 실질적 국유화 등으로 중소은행들의 조달 금리가 오르고 있어 금융기관 경영을 지원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전쟁 역풍과 내수 둔화 등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는 중국이 통화정책 완화로 경기부양에 나선 것이다.
인민은행의 부양책은 이뿐만이 아니다. 인민은행은 10월 15일과 11월 15일에 두 차례에 걸쳐 도시상업은행(한국의 지방은행에 해당)에 대해서는 각각 0.5%포인트씩, 총 1%포인트의 지준율을 추가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들 은행의 주요 거래처인 중소기업의 자금융통을 지원하려는 목적이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발표한 지준율 인하가 시중에 9000억 위안(약 151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1월에 8000억 위안, 5월에 2800억 위안의 유동성을 각각 공급한 지난 두 차례의 지준율 인하보다 더 많이 자금을 푼 것이다.
인민은행은 “우리는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선심성의 정책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경기하한선 강도를 높이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향후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마저 낮출 가능성도 크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우량 기업에 대한 대출우대금리(LPR)를 사실상 기준금리로 삼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같은 달 1년물 LPR는 4.25%로 대출 기준금리인 4.35%를 0.1%포인트 밑돌았다. 매월 20일에 공표되는데 LPR가 추가로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