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둘러싼 현대제철 노조의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취임 후 첫 임단협을 마주한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사는 19일 임단협 12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사 노사는 6월부터 10여차례 임단협을 진행해 왔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어느 때보다 강경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우선 ‘양재동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현대차 가이드라인을 운운하면 그 즉시 중대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현대제철은 현대제철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준해 (임단협 조건) 제시돼야 한다”고 했다. 그간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현대·기아차의 임단협 타결을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삼고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임단협을 마무리한 바 있다.
투쟁 강화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금속노조 인천지부·충남지부·포항지부·광전지부·충남지부 공동 출정식을 실시했다.
노조는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파업권 또한 확보한 상태다. 노조는 “사측은 4일 교섭에서 제시안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그러나 사측의 제시가 우리의 눈높이와 다르다면 응징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사측은 아직까지 노조에 구체적인 제시안을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대립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안 사장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2월 취임한 안 사장의 임기 ‘첫해’는 비교적 무난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우선 최근 불거진 브리더 문제와 관련해 회사와 업계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며 대외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다.
고로 개수 태스크포스(TF) 가동ㆍ연구개발본부 내 선행개발실 신설 등을 주 내용으로 한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하며 내부 정비도 잡음없이 이어가고 있다.
한편, 안 사장은 지난 4일 이뤄진 11차 교섭에 상견례 이후 처음으로 참석했다. 다만 현대제철 측은 ‘안 사장이 향후 임단협에 계속해 참석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