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7년 9월을 2013년 3월부터 시작한 제11순환기의 '경기 정점'으로 확정했다. 이때부터 우리 경기가 하강(수축)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통계청은 20일 “제11순환기는 2013년 3월 저점 이후 54개월간 경기가 상승하면서 2017년 9월 정점이 형성된 것으로 잠정 확인된다”고 밝혔다. 2017년 9월은 전년 동기 대비 GDP 증가율을 기준으로 한 정점이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기준으론 같은 해 3~5월(101.0)과 2017년 9월(101.0)이 정점이었다.
통계청은 한 나라의 경기순환변동 과정에서 국면이 전환되는 시점(정점·저점)을 기준순환일로 설정하고 있다. 현재는 제11순환기에 속해 있으며 역대 가장 오랜 기간(54개월) 확장기가 지속됐다. 앞서 확장기가 가장 길었던 시기는 1975년 6월부터 1980년 9월까지 제2순환기였다. 당시 순환일 시작 시점부터 경기 정점이었던 1979년 2월까지 44개월간 확장기가 이어졌다.
이번 기준순환일 설정에서 통계청은 “2013년 3월 저점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하다가 2016년 4분기 이후 세계 경제 성장세 강화 및 교역 확대 등으로 개선세가 확대됐으며, 2017년 9월 이후 조정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2018년 들어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 및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외환경이 악화하면서 국내 경기는 위축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경기는 현재 수축국면이다. 향후 저점을 찍고 반등하면 그 저점부턴 제12순환기가 시작된다. 앞선 순환기에서 수축기 지속기간은 평균 18개월이었다. 제11순환기에선 24개월째 수축기에 머물고 있다. 수축기가 앞으로 2개분기 이상 지속지면 역대 최장 기간을 경신하게 된다.
당초 통계청은 6월 경제통계분과위원회에 기준순환일 설정을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제11순환기 경기 정점 설정 소요기간이 과거에 비해 짧은 점,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대비 GDP 순환변동치의 변동이 미미한 점 등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 필요하다”며 판단을 보류했다. 이후 이날 다시 분과위를 개최해 기준순환일을 잠정 설정했다.
한편, 통계청은 이날 제10차 경기종합지수 개편도 실시했다. 동행·선행종합지수의 동기화 추세로 경기 예고지표로서 선행종합지수의 역할이 퇴색했다는 판단에서다. 통계청은 변동성이 과도한 소비자기대지수를 포괄범위가 큰 경제심리지수로 대체하고, 선행성이 떨어지는 구인구직비율을 구성지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번 개편으로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에 반영되는 시차가 평균 5.4개월에서 6.6개월로 확대돼 선행지수의 예측력이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또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동시상관계수는 0.58에서 0.49로 축소되고, 최대 선행상관계수는 0.63에서 0.66으로, 선행시차는 2개월에서 4개월로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