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호찌민 지점은 한국계 은행 지점이 다수 있는 건물인 M플라자에 위치해 있다. 지난달 오픈한 KB자산운용 사무소도 걸어서 10분 거리다. 호찌민 지점은 주재원 4명을 제외한 20명이 현지직원으로 이뤄져 있다. 18일 만난 김 지점장은 “금융권은 주5일 근무를 하고 초봉도 우리의 3분의 1인 100만 원 정도에 달해 현지에서도 인기 많은 직군 중 하나”라며 “그러다 보니 영어는 물론이고 좋은 학교를 나온 뛰어난 인재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지점장은 가장 먼저 집무실 벽면 칠판에 직접 그린 호찌민 주변 산업단지를 소개했다. 그는 “호찌민은 주변 20~30km에 산업단지가 편재돼 있다. 한국 기업 30%가 진출한 곳이 동나이와 붕따우다”라며 “호찌민 근방 5곳의 산업단지는 이미 포화 상태로 임대료도 9개월 새 30%가 뛰었다”고 설명했다.
롱탄산업단지와 연짝산업단지가 있는 동나이성은 섬유·봉제·신발, 푸미산업단지가 위치한 붕따우성은 조선·건설·자재가 주 생산품이다. 키즈나산업단지가 있는 롱안성은 전자·전기, 푸동산업단지가 위치한 떠이난성은 신발·섬유 등을 주로 생산한다. 연간 GDP 성장률 6% 이상을 기록하는 국가인 만큼, 산업단지는 무서운 기세로 점차 북쪽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김 지점장은 “한국은 주52시간과 최저임금 때문에 그만큼 기업하는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 반면 이곳에서는 인건비가 중국의 3분의 2에 불과하다. 또 공휴일도 연간 10일로 적고 주6일 근무를 하기에 사장님 입장에서는 노동 환경이 좋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기업이 진출하는 환경 측면에서 보면 이런 나라는 없겠구나 싶다”면서도 “앞으로 고속 성장을 이어나가게 되면 임금도 계속 올라가고,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사이에 한번쯤 흔들릴 수 있다. 기업들은 벌써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 등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은행 호찌민 지점의 주 타깃도 베트남 노동시장의 장점을 보고 따라나온 한국 기업들이다. 올해 2월 오픈한 하노이 지점과 연계해 남부뿐만 아니라 북부지역에 진출한 기업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여수신 규모는 각각 지난달 17일 기준 1억7500만 달러와 3300만 달러에 달한다. 그는 “여신 규모는 올해 2억 달러를 넘길 것”이라며 “당기순익도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자 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 지점장은 “여수신 및 수출입금융 등 기존 전통적 은행업무 영역 이외에도 IB시장, 자본시장, 디지털뱅킹 서비스 및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자본시장 부문으로 업무 범위를 넓혀 ‘원스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호찌민 지점은 앞으로 국민은행 자본시장 부문의 아시아지역 거점 점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화를 위한 디지털뱅킹 론칭도 과제다. 김 지점장은 “하노이에 베트남 디지털뱅크 론칭을 위한 팀이 가동 중”이라며 “이를 통해 기존 점포 채널 한계성을 보완하는 등 리테일 비즈니스 기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시에 현지 금융기관에 대한 지분인수 기회 발굴을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