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반대 시위는 약탈, 방화 등으로 번지면서 격화됐다. 정부의 비상사태 선포, 요금 인상 취소, 통행금지령 발령에도 수그러들지 않던 시위는 급기야 3명의 사망자를 내고야 말았다.
논란의 시작은 정부가 지난 6일 에너지 가격 상승, 페소 약세를 들어 지하철 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이에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중심으로한 시위가 시작됐으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격렬해졌다. 특히 글로리아 후트 칠레 교통부 장관이 전날 “정부가 지하철 운영비의 거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며 요금 인상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 시위대들의 분노를 폭발시킨 방아쇠가 됐다.
이후 시위는 절정에 달했다. 산티아고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건물 파손, 상점 약탈 등 격렬한 시위가 지속됐다. 지하철역 방화로 지하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급기야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군부 독재 이후 처음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그러나 시위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고 칠레 정부는 지하철 요금 인상 계획을 취소했다. 야간 통행금지령도 함께 발령했다.
이번 시위로 산티아고에서는 최소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카를라 루빌라르 산티아고 시장은 “슈퍼마켓에 화재가 발생해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두 명은 불에 타 죽었고, 한 명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된 이후에 숨졌다”고 보고했다.
지하철 요금 인상 취소로 이번 시위가 잠재워질지는 미지수다. 이번 시위에서 ‘지하철 요금 인상’은 하나의 촉발제였을 뿐, 그 안에는 더 큰 시민들의 분노가 잠재워져 있었다는 분석이다.
마르코 안토니오 데 라 파라 정신과 의사 겸 작가는 “부분적인 개혁이 불만족스러웠던 가운데 벌어진 지하철 요금 인상은 칠레 학생들을 일깨운 기폭제가 됐다”며 “운송, 에너지 등 표적이 된 장소들도 국가의 성공과 그것을 지탱하는 모델을 나타내는 것으로 매우 상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