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실패의 위기를 딛고 일어난 에이치엘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구용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미국 허가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상업화에 대한 기대감이 절정에 달한 모습이다.
에이치엘비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리보세라닙의 신약허가신청(NDA)을 위한 사전 미팅(pre-NDA)을 갖는다. 에이치엘비는 2개월 전 미팅을 신청하고, 지난달 24일 미팅에 필요한 모든 내용을 FDA에 제출했다.
6월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 3상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했던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0)에서 결과를 뒤집었다. 회사는 종양의 완전한 소멸 사례 및 부작용 측면에서 효율성과 안전성을 증명해 임상 3상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리보세라닙은 암 진행 없이 생존 연장을 나타내는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3차와 4차 치료 모두 명백한 차이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학회에서 최고의 논문으로 선정됐다.
쟁점은 리보세라닙의 상업화 성공 가능성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치료 시작부터 사망에 이르는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5.78개월)이 기존 위암 3차 치료제인 론서프(5.70개월)와 옵디보(5.26개월)를 앞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리보세라닙 투약군과 위약 대조군의 OS 격차는 0.65개월로 론서프(2.1개월), 옵디보(1.2개월)보다 눈에 띄게 낮다. FDA의 신약 허가 기준을 충족하기에는 경쟁 약물보다 월등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에이치엘비는 3차 치료제로서 리보세라닙의 FDA 승인을 자신하고 있다. 만일 3차 치료제가 아닌 4차 치료제로 허가받는다 해도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계산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4차 치료제로 허가받더라도 연 매출 1500억 원은 예상된다”면서 “그중 영업이익이 1000억 원에 달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추가 임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대형 컨설팅 업체 코빙턴과 협의를 거쳐 3상의 최종 결과를 발표한 만큼 일각의 우려는 그저 우려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에이치엘비에 따르면 코빙턴에는 FDA 관련 인력이 다수 포진해 있으며, 올해 4월까지 FDA 신약 허가를 진행했던 변호사가 리보세라닙을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외부 컨설팅에 따라 리보세라닙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했기에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한다는 것이다.
에이치엘비는 허가 후 시판을 위한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에서 20여 명의 직원을 충원하고 마케팅 전문가도 영입했다”며 “최대한 빨리 허가를 획득해 위암을 넘어 간암 등 적응증 확장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