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보험성’ 기준금리 인하에 일단 마침표를 찍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중단은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매파’로 전향했다는 인식을 차단하고자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는 등 완화적 입장을 유지하면서 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연준이 이날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인하하고 나서 파월 의장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암시하는 한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차단했다.
파월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황에 대해 들어오는 정보가 우리의 전망과 광범위하게 일치하는 한 현 통화정책 기조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3번째인 이번 금리 인하에 대해서 “미국 경제를 강하게 유지하고 현재 진행형인 위험에 대해 보험을 걸기 위해 이 방법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연준 정책에 대한 시장의 섣부른 예상을 방지하고자 파월 의장은 “경제전망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사안이 발생하면 우리는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정책은 미리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연준의 현재 정책 기조가 ‘완화’나 ‘중립’ 중 어느 쪽에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경기하강 리스크가 계속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완화 기조가 적절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언급해 매파로 돌아설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해소했다.
앞서 파월은 7월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중간 사이클 조정’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어 뉴욕증시 하락을 촉발하는 등 시장과의 의사소통에 서투르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나 이번에는 무난하게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이에 장기금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전날의 1.84%에서 1.78%로 하락하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강세가 억제됐다.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오르면서 S&P500지수는 이틀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마침 이날 발표된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연율 1.9%로, 전분기의 2.0%에서는 소폭 하락했지만 시장 예상인 1.6%보다는 양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끝난 상황은 아니고 연준 위원들 간의 이견도 여전해 향후 통화정책 전망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FOMC 결정에서 투표권이 있는 연준 위원 10명 중 2명이 금리 동결을 주장하면서 성명 채택에 반대표를 던졌다. 파월 의장이 지난해 2월 취임한 이후 이번까지 벌써 네 차례나 금리 결정에서 만장일치가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연준 위원들도 경제 전망에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