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총재는 6일(현지시간) 독일 일간지 디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유로존의 19개 회원국 중 하나에 불과하며 ECB는 회원국들 모두의 정책 결정 동참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은 중요한 국가이지만 유로존 19개 회원국 중 하나”라며 “그렇다. 큰 경제국이지만 다른 모든 국가도 (한 배에) 탑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라가르드 총재는 자신을 통화정책 완화 성향의 ‘비둘기파’로 규정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통화정책에 따라 ‘비둘기파’와 ‘매파’로 나누는데 나는 ‘올빼미’”라며 “올빼미가 되기를 원한다. 올빼미는 매우 현명한 동물”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은 라가르드 신임 총재가 직면하는 첫 번째이자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히고 있다. 유럽 경제를 살리기 위한 ECB의 마이너스 금리 기조와 양적완화를 그동안 완강하게 거부해왔다.
라가르드 전임자인 마리오 드라기가 지난 9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이미 마이너스 상태인 예금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고 양적완화를 재개하기로 한 결정을 주도하자 독일 측 ECB 집행이사가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노골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라가르드는 ECB 양적완화에 반기를 드는 독일에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라가르드 또한 드라기와 마찬가지로 유럽의 경기둔화를 막기 위한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아울러 라가르드는 재정적으로 견실한 국가들이 부양책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독일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ECB 총재 취임 직전인 지난달 말 프랑스 라디오 RTL과의 인터뷰에서 “독일과 네덜란드 등 재정적으로 탄탄한 국가들이 인프라와 교육, 혁신에 투자해야 한다”며 재정적 부양정책 시행을 촉구했다.
그리스 재정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였던 라가르드와 밀접하게 일했던 볼프강 쇼이블레 전 독일 재무장관(현 독일 연방 하원의장)은 전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라가르드는 국제 경험이 풍부하며 통화정책을 강력하고도 매우 분별 있게 펼치는 것을 추구할 것”이라고 칭찬하면서도 “ECB의 임무는 제한돼 있으며 라가르드가 이를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부양책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라가르드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