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12일(현지시간) 베를린에 유럽 최초의 전기차 생산기지와 엔지니어링·디자인센터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독일 주간지 빌트가 수여하는 ‘다스 골데네 렝크라트(골든 스티어링 휠 어워드)’ 시상식에 참석해 유럽 첫 기가팩토리와 엔지니어링·디자인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머스크가 세부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테슬라가 베를린 공장에서 이르면 2021년 모델3와 모델Y 생산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 공장이 들어설 곳은 베를린 남동쪽에 건설 중인 신공항 근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기존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먼트 공장과 네바다주 리오의 기가팩토리, 지난달 시험 생산을 시작한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 이어 독일 수도인 베를린에 유럽 전초기지를 세우면서 미국과 중국, 유럽 등 글로벌 3극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자사의 유일한 완성차 생산 거점이었던 프리먼트 공장에서 모든 전기차를 조립, 전 세계에 수출해왔다. 그러나 환경 규제가 강화하는 중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수요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 해외 공장 건설을 서둘러왔다. 이들 주요 시장에서 현지 생산에 나서면 미국-중국, 또는 미국-유럽연합(EU)의 무역 마찰 영향도 받지 않게 된다.
머스크는 여러 차례 유럽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혀왔으나 이날 처음으로 공장이 들어설 곳을 확정지었다. 그는 “독일의 엔지니어링 역량은 뛰어나다”며 “이것이 우리가 기가팩토리 유럽을 독일에 건설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EU 탈퇴인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있어 영국은 기가팩토리 입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량이라는 자동차 산업의 대변혁이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베를린도 뜨고 있다. 다임러와 BMW가 올해 3월 세운 새 모빌리티 서비스 합작벤처는 베를린에 본사를 두고 있다. 폭스바겐의 차량공유 서비스 자회사 모이아(Moia)도 베를린을 근거지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