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로 거듭난 기아자동차 중형세단 K5가 본격적 출시를 앞두고 언론에 공개됐다. 사전계약 접수를 시작하면서 내수시장에서 ‘연간 7만 대 판매’라는 야심찬 목표도 제시했다.
기아차는 21일 경기 용인시에 자리한 ‘기아 비전스퀘어(사내 연수원)’에서 미디어 사전공개 행사를 열고 3세대 K5를 전격 공개했다.
2015년 7월 2세대 출시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새 모델은 강렬한 디자인 변화를 앞세워 ‘풀모델 체인지’임을 강조했다.
1세대와 3세대 등 홀수 세대에 디자인을 바꾸고, 그 사이 짝수 세대에 엔진과 변속기를 업그레이드하는, 이른바 폭스바겐 방식의 모델 변경 체계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 선보인 3세대는 디자인 변화를 넘어 현대차 8세대 쏘나타와 마찬가지로 신규 플랫폼을 도입했다. 결국 플랫폼과 디자인을 동시에 바꾸면서 2009년 1세대 등장 이후 가장 혁신적 변화로 평가받는다.
먼저 전조등과 프런트 그릴의 경계를 허문 이른바 ‘심리스’ 디자인이 기아차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현대차 심리스와 궤를 뚜렷하게 구분하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담아냈다.
이른바 호랑이 코(타이거 노즈)를 형상화했던 프런트 그릴은 이제 차 전면부 전체가 ‘호랑이 얼굴’을 형상화하는 모습으로 변했다.
무엇보다 전조등을 감싸고 돌아 나온 LED 주간주행등이 눈길을 끈다. 헤드램프에서 시작한 주간주행등 라인은 범퍼를 깊숙이 찌른 뒤, 다시 위쪽 펜더로 솟구친다.
흡사 ‘√’ 모양으로 이어진 라인과 관련해 기아차는 심장박동 그래프(바이털 사인)를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지난달 기아차에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선 카림 하비브 기아차 디자인센터장(전무)도 이날 처음 모습을 보였다.
카림 전무는 “10년 전 기아차 1세대 K5를 보면서 역동미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3세대 K5는 높은 디자인 완성도와 함께 첨단 상호 작용형 기술 등으로 앞선 사용자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모델은 길이와 너비를 늘리는 대신 차 높이는 낮췄다.
앞뒤 바퀴 휠베이스는 2850㎜로 동급 최대 수준. 여기에 길이와 너비를 각각 50㎜와 25㎜ 늘였고, 차 높이는 오히려 20㎜ 낮췄다. 이전보다 한결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거듭난 셈이다.
트렁크 길이를 과감하게 줄였고 뒷유리를 트렁크까지 끌어내려 흡사 쿠페형 세단을 연상케 한다.
그랜저와 쏘나타, K7 등과 마찬가지로 후면부 역시 좌우 후미등을 하나로 연결해 날개 모양을 형상화했다.
실내 센터페시아에는 심리스 타입의 12.3인치 대형 클러스터를 심었다. 최근 등장하는 현대기아차가 자주 쓰는 디스플레이다.
무엇보다 새 모델의 슬로건 ‘인터랙티브(Interactive)’에 주목할 만하다. 운전자와 자동차가 소통하는 기술이다.
예컨대 새 모델은 “에어컨 켜줘” 같은 단순한 명령을 넘어서 “시원하게 해줘” “따뜻하게 해줘” “성에 제거해줘” “앞유리 닫아줘” 등 음성명령을 충직하게 반응한다.
이 밖에 최근 자동차 선택의 기준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미세먼지 필터링’ 기술도 갖췄다.
엔진과 변속기는 앞서 등장한 현대차 쏘나타와 같다.
먼저 △가솔린 2.0 △가솔린 1.6 터보 △LPi 2.0 △하이브리드 2.0 등 4개 모델로 나온다.
기아차는 이날 시작하는 사전계약을 통해 4개 전 모델을 소비자에게 처음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가격은 △가솔린 2.0 모델 2351만∼3092만 원 △가솔린 1.6 터보 2430만∼3171만 원 △LPi 일반 모델 2636만∼3087만 원 △하이브리드 2.0 2749만∼3365만 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언론 공개 행사에 나선 권혁호 기아차 부사장은 “K5 1세대를 처음 선보였을 때 디자인에 관심이 쏟아졌던 것을 기억하는데, 이번엔 더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내년 전망과 관련해 “올해보다 좋은 신차가 많이 나와 나아질 것 같다”며 “내년 K5 내수 판매 7만 대가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