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기조가 이어지면서 최근 누적 순매도 금액이 2조 원을 넘었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36포인트(0.26%) 오른 2101.96으로 종료했다. 기관과 개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닷새 만에 상승 전환했다.
그러나 외국인은 2865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7일 이후 12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금액은 약 2조2148억 원에 달했다.
이는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정기 변경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정기 변경으로 지수 내에서 한국의 비중이 작아지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그만큼 이탈한다. 특히 이번에는 지수에 추가되는 중국 A주 시가총액 규모가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한국의 비중 감소 폭도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이번 정기 변경으로 MSCI 신흥시장지수(EM 지수) 내 한국의 비중이 12.03%에서 11.59%로 0.44%포인트 감소하면서 외국인 월간 순매도가 최대 2조 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가 겹치면서 외국인 매도 규모가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됐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람코가 MSCI 지수에 편입되면 한국의 비중은 0.2%포인트 감소하면서 (국내 증시) 유출 금액이 9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MSCI 지수 편입과 관련해 외국인 매물이 나오면서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순매도 금액이 최대 3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짚었다.
다만 이미 외국인 매물이 어느 정도 나온 만큼 지수 변경 당일인 26일 자금 유출 규모는 다소 축소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서 연구원은 “내주 중에는 미중 무역 협상이 진전되면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전환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지수 조정은 장기간 영향을 줄 재료가 아닌 단기 이벤트로, 지수 조정이 끝나면 외국인 수급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