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전날 3박4일 일정으로 38년 만에 일본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나가사키의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점에 세워진 공원을 방문했다. 교황은 “이곳은 핵무기가 인도적·환경적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장소”라면서 ‘반핵’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는 결코 평화를 지키는 수단이 될 수 없다”면서 “세계 각국의 정치 지도자는 핵무기 사용이 초래할 파멸적인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지난 2017년 7월 유엔(UN) 총회에서 122개 회원국의 찬성으로 채택된 핵무기금지조약도 재차 지지했다. 핵무기금지조약과 관련해 “체결 자체에 만족하지 말고 신속하게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면서 핵무기의 개발·실험·생산·제조·비축·위협 등 모든 핵무기 관련 활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한 핵무기금지조약의 비준을 촉구했다.
교황의 비준 촉구 발언은 일본을 향한 것이라는 평가다. 유일한 피폭국인 일본은 국제 사회에 ‘핵무기 없는 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눈치를 보며 핵무기금지조약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고 있다.
이후 교황은 나가사키현이 운영하는 야구장에서 방일 후 첫 미사를 집전했다. 오후에는 나가사키보다 먼저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로 이동해 원폭 피해자들을 기리는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다.
1945년 8월9일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한 나가사키에서는 2만7000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는 7만8000명이 즉시 사망했다. 세계2차 대전이 끝나갈 무렵, 미국의 원폭 투하로 인한 방사능 피해까지 합쳐 약 40만 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