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이나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하기 위해 선거일 90일 전까지 교원직을 그만두도록 한 공직선거법 등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공립, 사립 초ㆍ중등학교 재직 교사 등이 청구한 공직선거법 등 위헌 소송에서 입후보자 사직 조항에 대해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교육공무원 선거운동 금지조항 위헌 확인 청구에 대해서는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기각, 사립교원 선거운동 금지조항에 대해서는 각하 결정했다.
교사로 재직 중인 이들은 공직선거법 조항에 교원의 공무담임권, 정치적 표현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부분이 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교원이 선거일 90일 전까지 그 직을 그만두지 않으면 공직선거와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음은 물론 일반 유권자로서 선거운동도 할 수 없도록 한 조항들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헌재는 입후보자 사직조항인 공직선거법 53조 등에 대해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해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거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교원이 그 신분을 가지고 공직에 입후보하게 되면 당선을 위해 직무를 소홀히 한 채 선거운동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학교는 정치의 장으로 변질될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원이 공직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 일정 기간 전까지 교직을 그만두도록 하는 것은 교원의 직무 전념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헌재는 교육공무원 선거운동 금지조항도 위헌 소지가 없다고 봤다.
헌재는 “교육은 가치 중립적인 진리 교육이 보장돼야 하고, 당파적인 정치적 관념이나 이해관계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교육공무원의 선거운동을 허용한다면, 지위와 권한을 선거운동에 남용할 소지가 많게 되는 등 부작용과 피해가 선거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교육공무원 선거운동 금지조항에 의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무원 및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라는 공익은 이로 인해 제한되는 이들의 선거운동의 자유에 비해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