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경기 1시간 중계에 2021년까지 미국 4대 방송사가 맺은 중계권료가 연평균 50억 달러(약 6조 800억 원)다. 올해 슈퍼볼 티켓값은 최저 35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올해 경기가 열리는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의 수용인원이 약 7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티켓 수입만(추정치) 2억5000만 달러 이상이다.
슈퍼볼 경제의 꽃은 경기 중 작전타임이나 하프타임 때 틈틈이 내보내는 TV 광고다. 30초 당 평균 500만 달러(56억 5200만 원) 이상으로 초당 2억 원에 해당한다. 경기 당일 평균 약 60개의 광고가 전파를 타는 것으로 보면 하루 광고비만 3억 달러가 훌쩍 넘는다.
올해 슈퍼볼 광고 단가는 30초에 560만 달러(약 65억원)로 작년 광고 단가 530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 경기의 중계권을 가진 폭스방송은 올해 슈퍼볼 경기의 광고 시간이 매진됐다고 밝혔다.
입이 쩍 벌어지는 비용에도 기업들은 광고를 내려고 줄을 선다. 그만한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슈퍼볼은 전 세계 180개 나라에 생중계 되며 전 세계 인구 10억명, 미국에서만 1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미국 인구가 약 3억3000만 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3명 중 1명이 시청하는 셈이다. 어마어마한 광고비에도 불구하고 광고주들이 슈퍼볼 광고를 뿌리치기 힘든 이유다.
미디어 환경 변화로 다채널 다매체 시대가 되면서 한 번에 이토록 많은 소비자를 불러 모아 광고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사라져간다. TV 프로그램 시청률이 갈수록 하락하는데다가 광고가 없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소비자들이 몰려가고 있어서다. 세스 윈터 폭스스포츠 스포츠판매 부사장은 “이만한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대체품은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CBS TV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슈퍼볼 경기를 시청한 1억 명은 2009년 이래 최저치임에도 다른 어떤 TV 이벤트를 넘어선다는 설명이다.
엄청난 광고 효과의 덕을 보기 위해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도 올해 처음으로 슈퍼볼에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2월 페이스북이 60초의 광고 시간을 구매했으며 광고에는 할리우드 영화배우 크리스 록과 실베스터 스탤론이 출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힘들게 사들인 30초인 만큼 광고주들은 최상의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슈퍼볼 광고는 그 해 광고·마케팅 업계 최신 경향과 흐름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는 장으로 광고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평가도 받는다. 광고대행사 BBDO의 최고광고책임자인 데이비드 루바스는 “슈퍼볼 중계에서 방영되는 수십 개 광고 중 시청자들은 5개 정도만 기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기업들도 시청자의 관심을 최대한 불러 일으키고자 총력을 기울인다.
또 슈퍼볼은 낙수효과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여러 부문에 파급효과를 일으킨다. 슈퍼볼을 TV와 인터넷으로 시청하는 사람들 중 약 1000만 명이 고화질 시청을 위해 TV 구매에 나선다. 좀 더 편안하게 시청하기 위해 소파와 안락의자 등을 사는 사람도 수백 만명에 달한다.
경기 당일 소비되는 먹거리 비용도 상상을 초월한다. 전미소매업협회(NRF)에 따르면 슈퍼볼 당일 판매되는 닭날개는 약 13억 3500만 개이고 피자 판매도 440만 개에 이른다. 1년 365일 가운데 이날이 최대 매출을 올리는 날이다. 지난해 피자헛은 슈퍼볼 당일을 위해 1만1000여 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했다. 맥주도 1억3000만t이 소비된다. 지난해 슈퍼볼 시청을 위해 1인 평균 81.30달러, 총 148억 달러가 소비된 것으로 NRF는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