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투자금액이 3억7100만 달러(한화 4300억 원)로 2013년(3100만 달러) 대비 12배 증가한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가 15일 발간한 ‘마이크로바이옴이 몰고 올 혁명’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난해 투자 건수도 지난 6년간 4배 증가한 30건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총합’으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레더버그(Lederberg) 교수와 하버드의대 맥크레이(McCray) 교수의 2001년 사이언스지 기고를 통해 최초로 정의된 개념이다. 삼정KPMG는 “최대 400만 개의 유전자 정보를 지닌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활용을 통해 다양한 질병 치료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투자 건수는 2013년 대비 4배, 투자금액은 12배 증가했다. VC투자가 2억 2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PE가 8200만 달러, IPO 7500만 달러, M&A 1200만 달러 순으로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010년대 초기에는 주로 벤처캐피털에서 마이크로바이옴에 투자를 했는데,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의 마이크로바이옴 기업들이 IPO(기업공개)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주요 활용 산업 분야로 △식음료 △화장품 위주의 퍼스널 케어 △치료제와 진단을 포함한 헬스케어 산업을 꼽았다. 건강기능식품인 '프로바이오틱스’와 화장품 랑콤이 2019년 선보인 ‘뉴 어드밴스드 제니피끄’ 제품도 마이크로바이옴을 원재료로 사용한 사례다. 소화기 질환, 감염성 질환, 대사질환, 암 등 광범위한 질환의 치료제에도 다수 활용되고 있다.
삼정KPMG는 국내 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R&D 투자와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표적인 융ㆍ복합산업인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특성상 근시안적 전략을 지양하고 장기적이고 상생적인 파트너십 구축해야 하며, 경쟁 산업 범위를 확장해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의 경우 초기 형성 단계로, 다국적 기업 및 해외 바이오벤처와의 크로스보더 협업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분야 투자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M&A와 IPO 등 입체적인 투자 전략을 모색해 산업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정KPMG 제약ㆍ바이오 산업 리더 변영훈 부대표는 “미국은 2007년부터 10년간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에 10억 달러 이상의 연구비를 투입하고 있으며, 캐나다도 일찌감치 2008년에 50만 달러의 마이크로바이옴 투자를 집행하는 등 글로벌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선제적 투자를 통한 선점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대기업은 벤처 기업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국내 스타트업은 국내외 기업의 투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의 선순환적인 투자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M&A와 IPO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