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17일까지 각 부서의 업무보고를 마칠 계획이다. 이 지검장은 취임 다음 날인 14일 1차장 산하 형사부를 시작으로 각 부서의 수사 경과와 진행 상황 등을 보고받으며 현안을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공판부 전환 대상 부서의 경우에도 직제개편 등 별도의 얘기는 없었다”며 “차장 배석하에 통상적인 업무보고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면담 보고는 통상 매주 한 번씩 이뤄져왔다. 배성범 전 지검장은 지난해 취임 일주일 만에 윤 총장에게 면담 보고했다. 다만 이번에는 검찰 직제개편이 이뤄지는 만큼 배 전 지검장 때보다 늦어질 수 있다. 법무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검찰의 직접 부서 13곳을 폐지하는 직제개편안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첫 대면 보고에서는 주요 사건 수사 방향에 대한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여권에 대한 수사 강행 의지를 줄곧 내비쳤다. 반면 이 지검장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이 올해 처음 후배 검사들에게 내놓은 메시지도 방점이 달랐다. 윤 총장이 ‘수사 연속성’을 강조한 것과 달리 이 지검장은 “수사의 단계별 과정마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절제와 자제를 거듭하는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일각에선 대표적 친문 인사로 ‘윤석열 견제카드’라고 평가되는 이 지검장이 임명된 이상 장기적으로 여권에 대한 수사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있다. 전국 검찰청의 지휘·감독권은 윤 총장에게 있지만 일선 수사팀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 및 신병 처리의 최종 결재권은 이 지검장에게 있는 만큼 두 사람의 갈등이 커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검찰 관계자는 “지검장 입장에서 현재 차장검사, 부장검사들의 의견을 내칠 수 없겠지만 인사 발령된 다른 간부가 오면 사건을 새로운 눈으로 볼 것”이라며 “앞으로 수사 방향이나 관점이 다르면 총장과 의견이 충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