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국내 주요 여행사가 중국 여행 예약을 강제로 취소시키는 등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설 연휴 이후 감염에 대한 공포가 더 커진 만큼 여행 취소율이 가파르게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8일 여행 업계에 따르면 모두투어와 노랑풍선은 이번주 출발하는 중국 여행 예약건을 전량 일괄 취소한다. 예약 취소 수수료는 해당 여행사에서 모두 부담한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중국 정부에서 관광지 폐쇄나 통제를 많이 해서 행사 자체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이달 31일까지 완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2월 출발분 취소에 대해선 논의 중에 있다”며 “연휴 중 분위기가 갑자기 바뀐 만큼 25일 이전에 출발하려던 여행객이 부담한 취소 수수료 면제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랑풍선 관계자도 “이번주까지 출발 예정이었던 고객에 한해 100% 취소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안내하고 있다”면서 “2월 예약자도 100% 가까이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 금지 국가는 아니기 때문에 강제로 취소시킬 순 없다”면서도 “고객이 취소할 경우 취소 수수료는 면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월은 취소할 사람은 다 취소했다고 보면 된다”며 "연휴 이전 취소율이 20%였다면, 연휴 동안 더 확산됐기 때문에 오늘 영업 종료 후 확인한 취소율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는 ‘제2의 사스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유행했던 2003년 중국을 찾은 여행객은 194만5500여 명으로 전년(212만여 명)보다 20만 명 가까이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라며 “우한 폐렴으로 중국으로 가려던 고객들이 행선지를 바꾸는 대신 취소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25일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성 전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여행자제)에서 3단계(철수권고)로 상향 조정했다. 외교부 여행경보는 △남색경보(여행유의) △황색경보(여행자제) △적색경보(철수권고) △흑색경보(여행금지) 등 총 4단계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