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WHO는 전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집행이사회에서 “중국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해서는 안된다”며 과도한 대응을 자제하라고 재차 요청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중국인 입국 금지와 중국으로의 여행을 잇따라 금지한 데 대해 경고한 것이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모든 나라가 증거에 기초해 일관된 결정을 이행해야 한다”면서 “이런 금지 조치 때문에 중국 밖에서 확진자 수가 훨씬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 관련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여행과 무역 제한은 필요 없다”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싱가포르가 중국에 신규 비자 발급을 중지하고 이탈리아가 중국과의 항공 운항 중단을 결정하는 등 여행 제한 움직임이 잇따랐다. 호주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과테말라도 중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했고 베트남과 러시아도 중국을 오가는 대부분의 항공편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각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가 WHO 권고에 위배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두려움이 아니라 사실, 소문이 아닌 과학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중국 외교부는 국경 간 사람 이동을 막는 조치는 부당하다면서 특히 미국을 겨냥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전염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지원보다 두려움을 퍼트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으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공중 보건 위기 상황에서 어려움 극복을 위해 국가들이 협력해야 한다”면서 “자국이 살기 위해 이웃국가를 어렵게 만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 2일 오후 5시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까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와 확진자가 각각 400명, 2만 명을 넘어서면서 2002년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