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사우디와 러시아의 합의 불발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으로 구성된 OPEC플러스(+)의 감산 합의가 3월 말 종료된다. 그 사이 합의가 성사되지 않는 이상, 4월 1일부터 OPEC플러스 국가들은 원하는 만큼 석유 생산을 늘릴 수 있다. 사우디는 4월부터 하루 1000만 배럴 이상의 증산을 예고했다. 러시아도 일일 생산량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며 맞불을 놨다.
산유국의 유가 전쟁에 불이 붙으면서 글로벌 시장은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요동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가 급락으로 수혜를 보는 곳으로 인도를 지목했다. 라지브 비스와스 IHS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도가 글로벌 저유가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18~2019년 인도는 전체 석유 소비의 80% 이상을 수입했다. 유가 하락은 인도의 인플레이션 및 수입 물가를 낮추고 이는 무역 및 경상수지 적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4~12월 인도가 수입한 석유 규모는 956억9000만 달러(약 115조3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으로 유지돼서다.
다르멘드라 프라단 인도 석유부 장관은 지난달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선에서 유지되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하락할 때마다 인도는 15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CNBC는 추산했다.
라디카 라오 싱가포르 DB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하락의 장기화는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 증가로 이어진다”면서 “비석유 사업에 대한 마진 압력이 감소하면 수요 둔화도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득 전망에 대한 자신감 개선이 동반된다면 인도 경제 성장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경제는 최근 성장 둔화로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4.7% 성장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