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發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서 ‘나홀로 여유’...다른 나라에 훈수도

입력 2020-03-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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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 하락폭, 뉴욕증시 3분의 1 수준…금리 인하 자제 등으로 해외자산 끌어들이려 해

▲뉴욕증시 S&P500지수와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 올해 등락률 추이. 23일(현지시간) 기준. 파란색:S&P(-31%)/노란색:상하이(-13%).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증시 S&P500지수와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 올해 등락률 추이. 23일(현지시간) 기준. 파란색:S&P(-31%)/노란색:상하이(-13%).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중국이 이제 그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과는 동떨어진 ‘나홀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도 코로나19 충격으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 하락폭은 올 들어 지금까지 약 13%에 불과해 31% 가까이 하락한 뉴욕증시 S&P500지수의 3분의 1 수준이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은 지난해 12월 말 후베이성 우한에서 환자가 발생하면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와 직면해야 했다. 이후 이 전염병은 전 세계 168개국으로 퍼져나가 현재 환자는 38만 명에 육박하며 사망자는 1만6000명을 넘었다.

그러나 중국은 이제 신규 확진자가 확연하게 줄어든 가운데 기업 활동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에 일부 전문가는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 자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이 불확실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어떻게 가장 빨리 벗어났는지 청사진을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에 전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헬게 버거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사무소 대표는 “중국에서도 혼란이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중국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며 “그들은 정책 결정자들이 피할 수 없는 경기둔화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리세션(경기침체) 공포로 연일 요동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뉴욕증시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사상 최고치를 찍었으나 순식간에 11년 강세장이 끝났다. 그러나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은 상대적으로 평온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천위루 부총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주식과 채권시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며 “중국 금융시장이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세계에 막대한 공헌을 하는 것”이라고 자랑했다. 이어 “중국 금융당국은 우리 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 이외에도 다른 나라와 협력해 코로나19 타격을 크게 받은 신흥국을 지원하는 등 국제적인 거시경제 협력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위루 부총재는 “이강 인민은행 총재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에도 이번 사태에서 어떻게 대응했는지 노하우를 전수했다”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거나 양적완화 등 대규모 부양책을 실시하는 대신 보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인민은행은 목표를 설정해 특정 정책금리만을 낮추고 코로나19 타격을 크게 받은 기업들을 겨냥한 특별 대출을 실시하는 등 신중한 정책을 취했다.

미국 달러당 중국 위안 가치는 7위안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고시 환율에 따르면 위안 가치는 올해 달러에 대해 약 1.4% 하락했지만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로는 4.75% 이상 올랐다.

미국과 중국 10년물 국채 금리 차이는 지난달 20일~이달 19일에 평균 172bp(bp=0.01%포인트)에 달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중국 자산의 매력을 더욱 어필하고 있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교수는 “중국은 정말로 더 많은 해외자금이 유입되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금리를 낮추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해외 자본이 유입돼 현지 통화공급도 팽창시켜 중국을 수출국보다 지금보다 훨씬 큰 소비국으로 전환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자체가 안정을 찾는 것이 세계에 큰 의미는 없다. 세계에 좋은 것은 바로 중국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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