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가 건설업 신용도에 대해 외형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신용도 전반의 재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7일 한국기업평가는 제2차 웹세미나를 열고 ‘변곡점에 선 건설사 신용도, 소프트랜딩 가능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건설업 신용도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신용평가를 통한 리츠 옥석 가리기’에 대해 분석했다.
성태경 평가1실 수석연구원은 “건설업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택지공급이 제한적인 상황과 규제 강화, 원가율 상승 등으로 외형 축소 및 채산성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등급하향 검토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주택사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나 중장기적으로는 경기후퇴로 인한 구매력 저하로 미분양과 미입주가 증가하는 등 주택시장 전반의 침체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유가급락은 해외수주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으로 분석했다. 한기평은 당초 2020년 중동 다운스트림 발주가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유가 회복 불투명, 투자축소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앞선 예상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다만 주택 호황기에 개선된 재무구조가 방파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5~2016년 주택 공급 증가로 건설사의 외형이 확대되고 수익성이 개선됐으며 2018~2019년 입주 완료로 운전자본 회수가 이뤄졌다. 이에 현금흐름 증가로 재무완충력이 높아졌다.
또한 규제로 인한 낮은 분양가 덕분에 청약 경쟁률이 높아진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 수석연구원은 “분양가 규제가 건설사 이익을 낮췄지만 전체적인 주택사업에서의 분양 위험을 낮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사업에서 비수도권의 비중이 높은 ‘BBB급’ 중형건설사에 대해서는 대형사들이 수주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규제, 비수도권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중형사의 사업기반이 약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여름이 지나면서 코로나19 사태가 회복되는 시나리오 하에서는 주택사업 위험을 막아주는 재무구조, 낮은 미분양 효과 등에 힘입어 단기적으로 등급 변동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수익성 하락이 전망을 하회하거나 사업 다각화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것으로 판단되면 개별 업체 차원의 등급 조정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신용평가를 통해 리츠 옥석가리기 가능해질까’를 주제로 발표한 황보창 금융1실 수석연구원은 “리츠 신용등급은 지분의 건전성 및 지분투자의 안정성을 측정하는 지표로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츠의 신용등급은 채무자의 상환능력 또는 특정 채무에 대한 상환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신용평가는 리츠가 투자하는 부동산의 가치평가나 투자수익률과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교통부의 공모 리츠 활성화 방안 정책은 시행자 친화적 정책이 다수이며 재간접 투자의 확대를 허용함으로써 투명성은 저하되고 일반투자자의 리스크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도입된 신용평가 의무화는 투자자의 투자 판단 지표로는 불충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