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상승폭도 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 우려가 여전한데다, 삼성전자 등 이번주부터 본격화하는 배당수요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하고 있다. 세계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했지만 오히려 다우나 나스닥 선물 등이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1% 가까이 떨어지고 있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등도 약세를 기록 중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데다, 이번주말 중국 경제성장률(GDP)이 발표되는 등 본격적으로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원·달러는 1210원을 하단으로 레인지장을 지속할 것으로 봤다.
역외환율도 5거래일만에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210.0/1210.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2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원·달러가 1210원 밑으로 빠질 요인은 별로 없어 보인다. 성금요일 휴장으로 거래는 한산했지만 ND(역외)부터 환율이 올랐다. OPEC+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다우와 나스닥 선물은 하락했다. 이번주 삼성전자 등 배당금 지급으로 인해 역송금 수요가 본격화할 전망이라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위안화등 아시아 통화들도 아침부터 오르고 있고, 코스피 등 주식도 하락세”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부양책으로 분위기를 탓던 장세가 본격적으로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장세로 바뀔 것 같다. 이번주 금요일 중국 GDP 발표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은 뻔하다. 원·달러도 1200원 아래로 내려갈 동력은 없어보인다. 1210원을 저점으로 레인지 장세를 계속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도 “원·달러가 1210원 아래로 내려갈 것 같지는 않다.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에서 진정되지 않고 있는데다, 이번주부터 배당수요도 있다”며 “원·달러도 1210원 밑에서는 (달러) 매수세가 완연하다. 원·달러는 1210원에서 1220원대 레벨을 오갈 듯 싶다. 다만 당분간 적극적인 방향성을 띤 딜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시각 달러·엔은 0.38엔(0.35%) 하락한 108.06엔을, 유로·달러는 0.0002달러(0.02%) 내린 1.0937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21위안(0.17%) 오른 7.0554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8.28포인트(0.98%) 하락한 1842.42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968억1600만원어치를 매도하고 있다. 이는 28일째 매도세로 2015년 8월5일부터 9월15일까지 기록한 29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4년7개월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