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전국 선거 3연패에 대선주자 황교안 입지 '흔들'
4·15 총선을 마친 정치권이 한바탕 지각변동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거대 양당이 선거를 앞두고 만든 위성·자매정당과 합당할 예정인 가운데, 다른 군소정당의 움직임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다만 20대 총선과 달리 ‘제3정당’이 사라진 만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양강구도 속에 극심한 대결 구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여당인 민주당의 ‘과반 의석 확보’로 결말을 맞았다. 민주당의 의석 영향력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은 해체할 예정이고, 열린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개혁 완수를 위해 필요한 적통자임을 자부하고 있어 민주당과 보조를 맞출 것이 예상된다. 정의당과 민생당도 총선 국면에서 민주당과 갈등을 겪었지만, 주요 사안에서는 협력할 여지가 크다.
여당이 힘을 얻게 되면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각종 정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야권이 강력하게 반대해온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탈원전’ 정책 등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공약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2차 추경안 처리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반면, 대선을 비롯해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까지 3차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참패를 기록한 통합당은 거센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총선 참패의 책임론 속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논의되고 대선주자로서의 황교안 후보의 입지도 흔들리게 될 수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패배 책임을 놓고 혼돈으로 빠져들면서 기존 지도부 연쇄 사퇴와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대선주자들이 모조리 아웃되면서 ‘도대체 누가 당을 바꿀 것이냐’ 이런 당혹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이 늘어나고 야당이 줄어들더라도 결국 21대 국회가 양강구도로 흐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선거가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을 돕기 위한 선거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실제 선거 과정이 ‘진보 대 보수’ 양강 대결 구도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원내교섭단체(국회 의석 20석 이상)가 민주당과 통합당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야가 사사건건 충돌한 20대 국회의 모습이 재현될 여지가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1대 국회는 범여권과 야권의 큰 테두리에서 갈라질 것”이라며 “인위적인 정계 개편보다는 정책을 중심으로 서로 협력하며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야권의 경우 당내에서 새로운 노선 투쟁을 전개하면서 분당으로 가는 것보다는 야당의 테두리 내에서 치열한 정책 경쟁을 통해 당의 비전을 새롭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