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1.60달러(8.1%) 급락한 배럴당 18.2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물은 0.45달러(1.61%) 오른 배럴당 28.27달러에 장을 마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플러스(+)는 5~6월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겠다는 합의를 이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를 불식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과 미국의 경제 재개 가시화 소식은 유가를 지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미국의 재개’라고 명명한 3단계 경제 활동 정상화 지침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재개 시점을 제시하지는 않았고, 최종 판단은 주지사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미국의 50개 주 중 약 29개 주는 빠른 재개가 가능할 것이란 견해도 표했다. 그는 문제가 심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은 주의 경우 문자 그대로 내일이라도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를 보였다는 소식도 나왔다.
미국 의료전문 매체 스탯뉴스는 시카고대 연구진이 환자들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결과 대다수가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빠르게 회복돼 1주일 이내에 퇴원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글로벌 수요 급감 우려를 키우며 유가 하락을 압박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마이너스(-) 6.5%보다 더 부진하고 지난해 4분기의 6.0% 성장에서 급격하게 정반대로 역성장한 것이다.
분기 성장률로는 해당 통계가 시작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적이 없다. 분기 성장률로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의 6.0%가 가장 낮은 수치였다.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미국을 시작으로 더 많은 국가가 경제 재개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현재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초과 공급 문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