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냐, 역세권 단지냐’.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른 3040세대가 집을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민할 부분이다. 초등학교 유무와 역세권 모두 주택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단지 내 초등학교를 보유한 아파트의 몸값 상승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입 건수는 7만9615건으로, 이 가운데 30~40대 매입 비중은 48.2%(3만8360건)에 달했다. 이들은 맞벌이 가정이거나 취학 전 자녀를 둔 비율이 높다. 이 때문에 주택 선택 시 자녀 입학과 통학에 유리한 초등학교 유무와 출퇴근을 위한 역세권 선호도가 매우 높다.
두 기준 가운데 한 가지를 골라야 한다면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초품아’ 단지가 장기적으로 유리했다.
한국감정원 부동산테크 자료에 따르면 단지 내 분당초등학교를 품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단지 현대아파트 평균 매매값은 이달 10억4000만 원으로 2017년 말보다 48.8% 올랐다. 시범 한양아파트는 이달 9억8650만 원으로 같은 기간 36.4% 상승했다. 한양아파트는 분당선 서현역과 더 가깝지만 단지 내 초등학교는 없다.
역과 가까우면서 서현초등학교와 인접한 시범삼성한신아파트는 매매시세가 평균 11억5000만 원으로 3개 단지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했다. 평균 매매가 증가율은 43%였다. 가격 상승률 비교는 모두 1991년 지은 경기 성남 분당구 서현동 시범단지 아파트(84㎡형)를 대상으로 했다.
이는 신흥 학군으로 떠오른 서울 마포구 대표 아파트 단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1차’와 서대문구 ‘e편한세상 신촌’은 모두 인접해 있으며 역세권 단지다. 하지만 e편한세상 신촌은 단지 안에 북성초등학교가 있다. e편한세상 신촌 전용 84㎡형 매매가격은 2017년 대비 70.9% 상승한 14억6000만 원이다. 반면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매매값이 같은 기간 50.3% 상승한 14억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분당구 서현동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선택 기준에는 학군, 그 중에서도 초등학교 여부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초등학교가 단지 내에 있느냐 없느냐가 주요 잣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아파트는) 역과 조금 떨어져 있긴 하지만 초등학교가 설치돼 전셋값이든 매매값이든 좋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