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지출은 394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 줄었다. 비소비지출은 108만6000원에서 106만7000원으로 1.7% 감소했고, 소비지출이 306만1000원에서 287만8000원으로 6.0% 급감했다. 평균소비성향도 75.0%에서 67.1%로 떨어졌다. 당연한 결과다. 코로나19로 경제 전반이 위축되다 보니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가 지갑을 닫은 것이다.
특히 이번 1분기는 전 분기인 작년 4분기보다 지출이 감소하는 특이점이 발견됐다. 코로나19의 영향 탓이다. 보통 1분기는 계절적 요인 등으로 전 분기인 4분기보다 지출이 증가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위축됐고 소비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증거다. 실제로 세종의 도담동 음식 거리도 올해 2~3월 점심·저녁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없었다. 1년 전만 해도, 아니 코로나19가 발발하기 몇 개월 전만 해도 각종 모임 등으로 북적이던 곳이다.
다행히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5월부터 지급돼 소비가 꿈틀거리는 듯하다.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도 소비 진작을 뒤에서 밀어주는 모습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 경제활동이 5월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다 하반기 대부분 정상화하고, 해외의 경제활동도 하반기에 완만하게 회복된다면 올해에는 플러스 성장(0.2%)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말에는 코로나19 이전 성장 경로에 복귀도 예상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둔화하면 국내에선 5월부터, 해외에선 3분기부터 경제활동이 가시적으로 회복되고, 가까운 미래에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가 상용화한다면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서비스 소비 위축에 제한돼 올해 성장률이 1.1%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세계적 둔화와 배신·치료제 상용을 전제 조건으로 달긴 했지만 말이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코로나19 사태 해결의 원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데이터·5G·AI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산업 집중 육성 △SOC 디지털화 등 3대 영역 프로젝트와 10대 중점 추진과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또 3차 추경을 통해 지금의 위기 탈출에 힘을 보탤 방침이다.
1분기엔 방역에 역량을 집중하느라 경제엔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분기엔 감염자 감소 등으로 경제에도 집중할 수 있고 다양한 정책 등이 나오고 있다.
부디 5월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과 한국형 뉴딜 정책 추진 등이 코로나19로 수렁에 빠진 우리 경제를 끄집어내 줄 동아줄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해님 달님’의 호랑이가 잡았던 낡은 동아줄이 아니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