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세법개정] 코로나19로 세수 줄자 '부자증세'…5년간 누적 10.7조 더 걷어

입력 2020-07-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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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개정으로 소득세, 종부세ㆍ양도세, 주식양도세 줄줄이 인상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세법개정안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세법개정안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내년부터 소득 과세표준이 10억 원을 초과하는 구간을 신설해 최고세율이 현행 42%에서 45%로 3%포인트(P) 상향된다. 종합부동산세율도 최대 2.8%P, 양도소득세율은 1년 미만 보유의 경우 70%까지 인상된다. 2023년부터는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최대 25%의 세금을 신설한다. 정부는 이 같은 '부자증세'를 통해 5년간 10조7115억 원을 더 걷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 세법개정안'을 확정·발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0일 사전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지원에 더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선제적 대응과 선도 경제로의 도약을 세제 측면에서 더 강력히 뒷받침하고자 세법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법개정안은 9개로 나뉘어 있는 기업의 투자세액공제를 하나로 통합하고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투자를 더 한 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신성장기술에 대한 공제율도 늘렸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2020년에 한해 30만 원 인상하고 내년부터 증권거래세를 0.02%P, 2023년에 추가로 0.08%P 인하하는 방안도 담겼다. 소규모 자영업자를 위해 부가가치세 간이과세 기준금액을 8000만 원으로 인상하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지원의 각종 요건을 완화했다.

그러나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는 강화됐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축난 재정을 충당하고 급감하고 있는 국세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다. 홍 부총리는 "많은 고심 끝에 사회적 연대와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고자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초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을 인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0년 세법개정안 세수효과. (출처=기획재정부)
▲2020년 세법개정안 세수효과. (출처=기획재정부)
우선 과세표준 10억 원을 초과하는 1만6000명은 내년부터 45%의 세율을 부담한다. 기재부는 과세표준이 30억 원이면 세 부담이 6000만 원 늘 것으로 봤다. 최고세율을 인상하더라도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45%)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종부세율도 과세표준 구간별로 0.1~0.3%P, 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은 0.6~2.8%P까지 인상된다. 2년 미만 보유주택 양도소득세율도 1년 미만은 최대 70%, 1~2년 보유는 60%까지 인상된다.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10%P를 더 낸다.

2023년부터는 금융투자소득이 신설된다. 국내 상장주식, 공모 주식형 펀드를 합산해 5000만 원(기타 금융투자소득 250만 원)까지는 공제하고 20%(과세표준 3억 원 초과분은 25%) 과세한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도 내년 10월부터 신설돼 연간 250만 원 이상이면 20%의 세율로 세금을 내야 한다.

기재부는 이번 세법개정에 따른 세수효과는 직전 연도 대비 증감으로 계산해 5년간 676억 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누적으로는 5년간 소득세 6조2310억 원, 종부세 4조1987억 원을 더 낸다. 합치면 10조7115억 원에 달한다. 홍 부총리는 사실상 부자증세라는 지적에 "늘어나는 세목만 보시고 증세 논쟁에 너무 몰두하지 않기를 부탁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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